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25. 2024

어느 시인의 눈물

세월



드라마를 보며 펑펑 울었다는 어느 시인의 말에

많이 우시라고 답변했다

운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만큼의 내 감정이 살아있다는 증거니까


나도 드라마를 보며 운다

그리고 혼자가 되었을 때는

울다가 웃다가 한다

남이 보면 미친놈처럼 말이다

울고 나면 쓰레기를 치운 듯이 개운하다

눈물이 묵은 앙금을 닦아주는 모양이다


한평생 살면서 울 일이 한두 가지였겠는가

다 그렇게 울어가며 커 가고 성장하지 않았는가

눈물은 나라는 나무의 자양분이었으리라

나의 깊은 뿌리였으니


남몰래 흘린 눈물은 아름답다

남들 앞에서는 웃을 수 있으니까

세월은 강물이다

나는 조각배다

지금은 드라마 보며 우는 나이가 됐다

어쩌랴


이제 여름에 내리는 눈을 볼 나이가 됐다

대륙을 넘고 대양을 넘는 새의 날갯짓처럼

자유로운 나이가 됐다

그러니 눈물도 자유로울 수밖에


매거진의 이전글 아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