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04. 2024
문진(文鎭),
화선지가 움직이지 않게
위아래로 눌러 놓는다
획일적인 것보다
나만의 것이 좋아서 친구 공방에서
점토로 작업해서 문진을 가마에 구워냈다
밋밋한 게 싫어서 국화 문양을 여러 개 찍어냈다
가로 막대기도 있고 앉은뱅이도 만들었다
수십 개를 만들어서 화우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조약돌을 주워와 문양을 넣은 문진도 귀엽다
옛날 선비들이 즐겨 쓰던 물건이 아니었겠는가
붓글씨로 소통하던 시절이니 꼭 필요한 물건이다
화선지와는 사촌 지간쯤 되지 않겠는가
작금의 디지털 정보시대에는
골동품이 된 文房六友 중 하나다
손으로 쓰는 글씨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다
출판도 컴퓨터가 전 작업 과정을 처리한다
붓글씨나 펜글씨는 이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한국화 작업이나, 서예를 하는 작가에게는 아직도 문진이 필요하다
화선지에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문진이 필구통에 꽂혀있다
국화향이 난다
사라져 가는 서예와 한국화,
전통문화가 인공지능 AI에 밀려 사라져 가고 있다
文鎭은 옛 선비의 문방 六友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