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알고 있다
어디쯤 가고 있는지
운명의 수레바퀴는 쉴 새 없이 굴러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었으므로
창밖은 곧 눈이 쏟아질 듯 어두웠다
나는 많이 슬프다
세상을 너무 쉽게 살아서 아프다
좀 더 신중하게 살았으면 평온했을 텐데 말이다
나는 아름답지 못했다
철이 들지 않아서 삶이 무책임했고 서툴렀다
그래서 세상을 무시하고 쉽게 살았다
많은 口業과 상처를 내며 살았다
나는 이미 안다
내가 가는 곳을
죗값을 치르러 가는 그곳에는
나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산다
거기서 밭을 갈고 화전을 일구며 소처럼 살아야 한다
'부다페스트'로 밤별을 보러 간다
마지막 간이역에서 내려 밤새 밤별을 볼 거다
메밀꽃 밭에서 마치 달맞이처럼 밤별을 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