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뜨거웠다
도서관 앞 뜰에 감꽃이 떨어지던 날이 기억난다
그 꽃 진 자리에 여름 내내 영글어
입추에 시장에 나온 샛노란 단감이 탐스럽다
아침 조반을 먹고 달달한 게 생각나서
어제 도깨비 시장에서 사 온 단감 하나를 깎았다
아작아작 부서지는 질감과 달콤한 육질의 맛이 시원하고 달콤하다
밤도 영글고 대추도 영글고 감도 영글어 가을이 영글고
그렇게 小雪이 지나갔다
이렇게 곡식들이 영글면 사람도 영글어 가겠지
만물이 깊어져서 세상도 詩처럼 깊어졌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 단감을 베어 물며 행복하다
감나무에게도 감사하다
감꽃에게도 벌들에게도 고맙다
달콤한 가을을 데려다준 열매에게도 감사한다
소설과 대설이 오면
대봉감도 연시처럼 익어 꿀 떨어질 테니
섣달 긴 밤도 달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