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금호수를 경유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로 간다
30곳 이상의 석굴 교회가 있는 괴레메 골짜기와 비둘기 집으로 가득한 바위산 우치히사르 계곡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낸 지하도시 [데린구유]
개구쟁이 스머프들의 무대가 된 길 앙카라에서 남쪽으로 300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카파도키아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 직한 갖가지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드넓은 계곡 지대는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물론 이곳에서는 터키의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북적거리는 시장이나 양파 모양의 사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카파도키아의 매력은 좀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원뿔을 엎어 놓은 듯한 용암층 바위 속에 이곳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삶의 터전을 마련해두고 있는 것이다
터키어로 '깊은 우물'이라는 뜻의 데린구유는 지하 동굴 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 최대 3만 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의 지하도시
바위가 침식되어 바위 속에 있던 것이 밖으로 드러나 굴이 여기저기 뚫어져 벌집처럼 보이는 곳 괴레메 골짜기...
여행하는 동안 그녀의 스냅 사진을 쉼 없이 찍었다
포토 존에는 사람들이 붐비고 있어서 기다리는 일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되도록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있는 자연스러운 관람 모습들을 멀리서 다양하게 찍었다
우리는 서로 붙어 다니지는 않았다
자유롭게 혼자 다니며 풍광을 즐기기로 무언의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가끔 동선에서 마주치면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다시 자유롭게 서로 헤어져 나름대로의 자유 시간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대신 식사 시간에는 늘 함께 했다
나는 식탐이 많은 편이라 가리지 않고 맘껏 먹어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늘 3,4킬로가 몸무게가 늘어나 있었다
본래 상태로 돌아가려면 한 달 정도 간헐적 단식에 돌입해야 한다
그녀도 음식을 가리지 않는 듯했으나 관리를 위해 小食을 하는 듯 보였다
그렇지 않고는 군살 없는 균형 잡힌 몸을 지금처럼 탄력 있게 유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소금호수, 카파토키아 지하동굴 데린구유, 비둘기 계곡, 지하도시 데렌 구유, 괴레메 골짜기,
여행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봐왔던 풍광들을 실제로 코 앞에서 보면서 마음껏 즐겼다
아름답고 기묘한 풍광들은 눈과 가슴에 차곡차곡 담았다
그녀도 가슴에 조금씩 조금씩 담아 가는 듯했다
늦은 밤 숙소로 돌아와 그녀의 스냅사진 300여 장을 대강 정리해 카톡으로 보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본인이 골라 선택할 것이다
그녀가 잠들기 직전에 누운 채로 침대에서 조용히 말을 건네 왔다
"이래서 파트너가 필요한 걸 오늘 비로소 알았어요"
"평생 처음 받는 호의고 배려이고 사랑을 매일 저는 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매일매일 몇백 장의 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있다니 꿈에서나 가능한 일 아니겠어요"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에요"
"샘ᆢ배려에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내일부터는 그렇게 고생스럽게 안 하셔도 돼요"
"제 사진 찍으시느라 선생님 시간 너무 허비하시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 부담되고 죄송스러워요"
어두워서 볼 수 없었지만 마지막 말 끝으로 목 메인 소리에 물기가 촉촉이 젖어있다는 착각을 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괜찮아요 절대 미안해하지 마세요"
그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위안의 말로 정중히 답했다
어둠 속이지만 그녀의 뺨으로 가느다란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부스럭 거리며 휴지로 콧물을 닦는 소리가 살며시 들린다
괜찮은데...
살며시 찾아드는 외로움 닮은 밤은 그렇게 깊어 갔다
내가 흔들어 놓고 가는 바람이라면
그대는 개망초 언덕인가
쑥부쟁이 대궁 인가
나는 驛馬라네
너는 거기서 흔들리며 허물없이 서 있고
나는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는 바람이 되어
기약도 없이 흘러가네
눈 덮인 산맥으로 오르는 북풍처럼
돌아오지 않는 강물처럼 기약도 없네
어느 봉놋방에 지친 몸 뉘이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망초 향기
자네는 아직도 그 언덕에 살고 있는지
향기 고운 그대 몸이 그리워
봉긋한 가슴과 가녀린 허리춤을 안고 이역에서 곤궁히 잠드네
눈이 녹으면 진달래 피는 그 언덕으로 가리니
꼼짝 말고 뒷방에 군불이나 지펴두시게
떠돌이 부랑아라고 부디 내치지는 말아주시고
멀고 먼 그대를 은혜하며
오늘도
시름없이 異域 만리길을 떠도는 驛馬
내 안에는 驛馬의 靈이 있어
미얀마의 오지 마을이나
부탄의 하아로 가는 길을 늘 동경한다
지구별에는 아직도 자연을 닮은 인간들이 존재하고
신을 숭상하고 그 뜻을 따라 사는 선한 사람들이 많다
문명에 닳고 닳은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힘닿는 대로 그들의 오지를 가보고 싶다
그래서 무공해 인간 본연의 모습과 마주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驛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