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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말로 정치에 대해서 일자무식입니다. 좌파/우파를 구분하지도 못하고, 야당/여당도 구분을 못 합니다.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나뿐이고, 나머지는 일단 의심의 대상일 뿐입니다. 정치는 관심도 없고, 정치인이 뭘 하든 결국 내 앞날은 내가 스스로 알아서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그냥 본인들 일 열심히 하는데 나한테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로 인해 나한테 좋지 않은 영향이 와도 내가 알아서 잘 피하거나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게 그런 제 생각이 바뀌었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정치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고, 관심도 없고, 저만 믿고, 나머지는 일단 의심하며,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잘 챙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3일 동안의 정치 상황은 신경이 가지 않을 수 없었고, 불만이 생긴 걸 넘어서 분노와 체념을 느끼게 했고, 심지어 내가 정치적인 표현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것이고, 외국인이어도 대부분 알 겁니다.
비상식/비논리
업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던 점은 일하면서 만나는 상식적이지 않고, 논리가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본인이 손해를 보면 무조건 틀렸다 그러고, 대화도 안 되고... 가축한테 사람이 말을 하는 꼴이니 힘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로남불이고, 모순 덩어리이고, 뻔뻔합니다. 지가 세상의 중심이고, 나머지는 하찮게 여깁니다. 세상이 쉽고, 모두 지 발밑에 있는 개미만도 못한 미생물인가 봅니다.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고, 거짓말을 하고, 범죄를 저질렀는데 사과 한 마디 하고, 또 그런 사과가 먹히는 세상... 오늘처럼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사업하면서 만나는 또라이들이나 하는 짓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하다니.... 와.. 진짜 여기는 희망이 없습니다. 남들이 정치인 욕하고, 헬조선이라고 말할 때도 그런 거에 관심도 없고, 동의를 하지도, 부정을 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는데 이틀 사이에 제가 하는 모든 것들, 해왔던 모든 것들, 앞으로 하려고 했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것들로 변해버리자 없던 사상도 막 생기고 있나 봅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았지? 나라가 나를 이렇게 무기력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네... 이거야말로 진짜 자괴감이 아닐까?
현실
하지만 결국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게 아메바보다 못한 나의 일상이죠. 짜증이 나고, 열받고, 허탈하고, 현타가 와도 결국 하던 걸 해야 됩니다. 어차피 그놈들은 뻔뻔하게 떵떵거리면서 잘 살 거고, 또 천수를 다 누릴 건데 그걸 내가 욕하고, 비난하고, 부정해 봤자 내 인생만 꼬일뿐이지...
직장인은 허탈한 몸을 지옥철로 이끌어서 출근을 해야 되고,
자영업자는 파리 날리는 매장을 지키고 앉아 있어야 되고,
누구는 권력자들을 욕하면서 권력자가 주는 돈을 받으며, 권력자들의 잡일을 처리해야 되고,
투자자는 오를 수밖에 없는 환율에 맞춰서 달러를 구매해야 되고,
또 다른 투자자는 떨어지는 국내 주식들을 눈물 흘리며 손절해야 될 수도 있으며,
회사는 계엄으로 인해 취소된 일정과 업무를 다시 조율해서 원상 복구 시켜야 됩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놈은 혼자 웃으며, 용산에 음침한 어느 곳에서 세상 뭐 별게 없네 하며, 의기양양하게 앉아서 혼술이나 하고 있겠죠...
어지간한 숫자로는 측정하기도 어려운 피해는 관심도 없고, 지 노후와 자존심, 안락만 따지면서 살아왔을 테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겠지. 그리고 그 한 놈으로 인한 모든 피해와 후폭풍은 절대다수의 몫이 되겠지. 그렇지 않아도 소멸 직전의 나라였는데 망해버리라고 확실하게 못을 박아 주는구나. 그걸 좋다고 또 핥아주고 받아주는 더 못난 XX들... 그래 뭐 역사에 오명이 남든 말든, 어차피 짧은 인생, 살아 있는 동안에만 누리면 되는 거고, 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라가 당장 망하는 건 아니니 절대다수의 비난이나 한국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시선이나 평가 따위는 중요하지 않겠지. 그래 어차피 사람은 나만 잘 살면 되는 거고, 나만 중요한 거니까...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는 거니까... 너희도 그냥 최선을 다해서 본인 하나 위해서 열심히 사는 거지.
근데 그럴 거면 입이라도 좀 다물어야지... 지 하나 위해서 그 모든 더럽고, 치사하고, 수준 이하의, 미친 결정들을 하는 건데 뚫린 입이라고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서 한 선택이라고??? 눈이 있으면 니가 있던 곳 바로 앞에 서있는 사람들을 좀 보고 그런 말을 하라고... 투표 못하게 하려고 문 잠그니 보이지 않디? 그냥 좀 조용히 있어... 입을 열면 더 혐오스러우니까... 그냥 용산에 있는 애처럼 구석에 처박혀 있어라... 원래 대가리가 무조건 다 잘못한 건데 너는 그 상식을 어렵지 않게 깨더라... 정말 쉽지 않은 일을 해냈어!!! 넌 당연한 걸 틀리게 만들고, 쉬운 걸 어렵게 만들면서 최악을 더 최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진심 존경스럽다. 사람이라면 할 수 없었을 거야... 아마도 넌 사람이 아닌가 보다. 다시 한번 진짜 존경스럽다. 역시 지금의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야. 지구도 좁아서 우주에서까지 경쟁을 하는 시대에는 역시 상식과 논리, 그리고 기존의 사실과 정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유연함이 있어야 되고, 주변은 죽더라도 나만 살 수 있는 본능적인 결단력과 본인만의 시야로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안목과 모든 걸 빠르게 내 기준으로 재정의하고 합리화할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한가 보다!!
내가 지금까지 몇 푼 되지도 않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할애한 시간과 노력이 모두 삽질이었을 뿐이구나...
법도 지킬 필요가 없던 거고,
열심히 일할 필요도 없던 거고,
군대도 갔으면 안 되는 거고,
투표도 하면 안 되는 거였네...
하면 안 되는 것들만 하면서 살아왔으니 오늘 이렇게 험한 꼴 당해도 모두 참으면서 하던 삽질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