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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피그 bonopig Apr 23. 2024

나 홀로 일본 소도시 여행하기-히로시마 프롤로그

히로시마의 첫인상 오코노미야키, 굴, 원자폭탄

남편과 함께 여름휴가를 가기로 했지만, 그의 프로젝트 일정이 끝나야만 여행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잠시 여행 계획만 세워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휴가를 기다리면서 달력을 살펴보던 중,  5월 초에 연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자연스럽게 내 손은 스카이스캐너(항공권 최저가 비교 사이트)로 향했다. 


남편은 혼자 다녀올 거면 국내 여행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권했지만, 결혼 전에 몇 번 혼자 국내 여행을 한 적이 있지만, 음식점에서 혼자 주문하기 어려웠던 기억(식당에서는 2인 이상 주문이 거의 필수)이 났다. 숙박비도 부담스러웠고, 차라리 일본이 혼자 여행하기에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권을 검색해 보니 5월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2박 3일 일정으로는 사가라는 소도시가 10만 원대, 3박 4일 일정은 기타큐슈와 히로시마가 15만 원대로 검색되었다.


사가 지역은 찾아보니 시내에는 볼거리나 놀거리가 부족해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멀리 이동해야 할 것 같아 금세 포기하게 되었다.


3박 4일로 가기로 결정 한 뒤, 기타큐슈와 히로시마 중에서 고민이 되었다. 기타큐슈 여러 번 다녀온 익숙한 곳이라 맛집도 잘 알고 길을 잃을 염려도 없었다. 반면 히로시마는 원자폭탄이 투여된 곳이라는 것 이외에는 잘 알지 못하는 생소한 곳이었다.


고민 끝에 히로시마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하고 접근성과 가성비가 좋은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히로시마 공항에서는 히로시마 버스 센터와 히로시마역으로 가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데, 호텔을 비교 검색하여 히로시마역 근처에 있는 호텔을 선택했다.


하지만, 여행 일정이 일본 연휴의 대표적인 황금연휴인 골든위크이어서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저렴했지만 일본 현지 숙박비는 평소보다 무려 4배나 높았다. 1박에 10만 원 대로 호텔을 예약했는데, 앞뒤 일정을 변경해 보니 평소에는 반값에 숙박할 수 있는 호텔이었다.


에어비앤비나 저렴한 호스텔은 이미 매진되었고, 남아 있는 호스텔은 혼성 도미토리였으며 1박에 10만 원대였다. 연휴로 인해 비싼 편이었지만 어쨌든 비행기는 저렴하게 예약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호텔 예약 후, 이제 히로시마 맛집을 찾아보았다. 검색 결과, 히로시마에는 오코노미야키.. 굴 맛집.. 오코노미야키 전문점.. 굴튀김…? 전체적으로 오코노미야키와 굴 전문점이 많았다.


히로시마는 오코노미야키 점포가 3천 개가 넘는 오코노미야키 왕국이었다.


맛집은 포기하고 관광 투어 관해 검색해 보니 원자폭탄 피해에 관한 투어가 대부분이었다. 또 다른 투어는 굴 관련 투어였는데, 히로시마 지역은 굴 생산량이 많아서(일본의 60%의 굴을 생산) 굴을 채집하거나 어부를 구경하는 투어였다. 아쉽게도 굴을 본격적으로 잡을 수 있는 4월까지만 진행되어 여행 일정과 맞지 않았다.

오코노미야키, 굴, 원자폭탄.. 재밌는 여행이 될 수 있겠지?


상심하던 중에 가볼 만한 곳을 찾아보니. “미야지마”라는 곳이 유명한 것 같았다. 사람 키의 10배만 한 토리이(신사 앞에 있는 관문)가 있는 곳으로, 물이 차오르는 시간에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미야지마에 가기 위해서는 히로시마역에서 1시간 정도의 전철을 타고 미야지마역에 내려서 페리를 타야 한다. 구글맵에서 본 그 작은 섬은 후쿠오카의 작은 온천 마을 유후인을 연상시켰다.


그 섬에서 1박 정도는 묵고 싶어서 찾아보니, 숙박 일정에 맞는 비어있는 숙소가 없었다. 한국인보다 서양인(원자폭탄 관련해서 유명)이랑 현지인한테 유명하다고 하더니 섬에 있는 료칸이나 호스텔 모두 매진이었다.


또 다른 명소가 없는지 나무위키에서 히로시마를 검색하던 중 일본의 각종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온 "오노미치”라는 작은 항구 마을을 발견했다.


히로시마 역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가면 미야지마, 오른쪽으로 가면 오노미치가 있다. 미야지마는 보통 투어패스를 통해서 저렴하게 갈 수 있다. 왕복 800엔 정도.


오노미치는 어떻게 갈까 하다가 네이버 카페인 [네일동]에서 정보를 얻어 [구루링 패스]를 통해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었다. [구루링 패스]를 구매하면, 미야지마부터 오노미치까지 무료로 갈 수 있고 미야지마의 신사도 무료로 볼 수 있어 나의 일정에 딱 맞았다. 일본 여행은 가는 지역마다 다양한 투어 패스가 있어 어려움도 있지만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1일 차에는 히로시마 시내 구경, 2일 차에는 미야지마, 3일 차에는 오노미치 바다 마을을 보면 3박 4일을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정이 모자라다고 느낄 정도로 혼자서 알차게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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