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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Oct 28. 2024

대구학생책축제 - 신형철 교수님 강연 후기

오늘부터 팬입니다.

공감을 배우려면 문학을 읽자

  <문학비평가가 보는 독서교육>을 주제로 신형철 교수님이 고향 대구에 강연하러 오셨다. 유명한 배우도 고향의 극장에 가면 긴장한다고 겸손하게 서두를 꺼내셨으나 교수님의 강의는 단 한순간도 놓치기 싫을 정도로 문학과 독서에 대한 폭넓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감능력도 연습이 필요하다. 흔히 저 사람은 공감을 못해! 나는 공감 잘하는 친구가 좋더라. 이렇게 얘기하면서 공감을 타고나는 능력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감 역시 배우면 더 잘할 수 있고 연습을 통해 공감능력이 커지는 것이다.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며 인지적 공감을 할 수 있다. 때문에 문학은 공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교과서이며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며 감정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재현을 경험할 수 있다.


SNL한강작가 패러디에 대해

  SNL에서 한강작가의 인터뷰 장면을 패러디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콘텐츠에 집중하다 보면 맥락을 놓칠 수 있다고 교수님은 의견을 밝히셨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아시아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한강 작가의 말투를 코믹하게 패러디하면서 즐기다 보면 우리 문학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대신 멋진 인터뷰를 하는 법에 집중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중심에서 벗어나는 안타깝고 소모적인 일이다.


신형철 교수님이 아끼는 책들

 여러 권의 책을 내셨고 최근에는 김애란 작가의 신작 북토크에도 참여하셔서 20년 지기 우정과 '마치 폭죽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느낌이 드는 단편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호평도 하셨다. 사전 질문 중 하나로 교수님의 저서 중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책 두 권을 소개해 주셨다. 강의를 듣기 전에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고 교수님의 놀라운 문장과 섬세한 사고과정에 감동을 받았다. 그 감동을 안고 귀에 쏙 들어오는 강의까지 듣고 난 뒤 교수님 팬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책주문은 마쳤고 교수님이 선정한 추천 책 2권을 짤막하게 소개해 본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는 교수님이 연애시절 아내를 위해 쓴 글도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 초록 숲을 배경으로 한 10주년 한정판이 나와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생의 역사>에는 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담겨 있어 많은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이다.


강의 뒷이야기 & 오늘부터 팬입니다

   풍성한 강의를 준비해 오셔서 강의가 늦어지자 사전질문 응답과 책서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흔쾌히 점심시간을 할애해서 사전질문에도 정성껏 답변해 주셨고 원하는 모든 분들께 책서명을 해 주셨다. 수줍게 브런치 작가라고 말씀드렸더니 <현이> 작가 메모를 하시고는 읽어보겠다고 말씀하셨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 서명을 받은 책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방에 넣지 못하고 손에 들고 동료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교수님을 다시 만났다. 미처 사인을 받지 못했던 같은 독서모임의 선생님이 교수님께 싸인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다 같이 인증샷을 찍을 수 있었다. 늘 사진을 담당해 오신 선생님과도 같이 찍고 싶어 지나가던 중학생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교수님은 바쁘실 텐데 여러모로 이해하고 배려해 주셨다. 오늘은 오래 기억되는 날이 될 것 같다. 저 오늘부터 교수님 팬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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