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행시 쓰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가난으로 습지 오두막에 홀로 살아야 했던 소녀의 성장을 소재로 쓴 소설입니다. 아마존에서 7개월 넘게 베스트셀러였고 이후 제작한 영화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영화는 카야의 감성과 습지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어 소설 속 매력적인 이야기 전개를 담지 못해 아쉽다는 평도 있었죠.
얼마 전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삶과 연계한 독서수업 아이디어를 고민해 봤습니다. 영화가 제작되면 관련 독서수업을 하기로 하고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활용하게 되었어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아로 살아가던 주인공 카야를 돌봐주는 사람은 점핑네 부부와 테이트였습니다. 바클리 코브의 사람들은 마녀나 습지소녀라는 별명을 붙여 무시하고 차별을 하죠.
소수 약자를 존중하지 않고 차별하는 모습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힘없는 사람들이 무시당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뉴스거리입니다. 특히 학생들이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되는 수많은 괴롭힘과 따돌림이 존재합니다. 소설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정한이나 평등한 3글자를 이용해 3행시를 써 보았습니다. 학생들은 첫 글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말에 좀 더 흥미를 갖고 참여했고요. 직접 시를 쓰면서 학생들은 공정과 평등에 대해 나름대로 글로 표현해 정리할 수 있었고 학급에서 공정을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교사로서 흐뭇했습니다.
문제해결력을 갖추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정해진 교육과정을 숙지해야만 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사춘기 학생들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정이 급변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진로의 방향도 고민하느라 생각이 많아지지만 초등 고학년이 되면 학원을 여러 개 다니며 중학과정을 대비하느라 독서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도서를 활용한다면 흥미를 갖고 문제해결력을 높일 수 있겠죠. 다수의 사람들이 즐겨 읽는 베스트셀러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하고 공정과 평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