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멀었던 스물의 가운데,
마치 길 잃은 한 길고양이처럼
삶의 모든 것이 새로이 다가와.
작디작은 언덕 하나도
아득히 높은 산처럼 솟아오르고,
곧은 길도 움츠린 생각 안에
하염없이 휘청거려.
그럼에도 그 길이 행복한 너는
애써 고단함도 겸허히 받아들였구나.
마치 이것이 행복인 양 철 없이 뛰다 넘어져도
자책하거나 시간 돌리려 애쓰지 말아라.
스물이 끝에 이르러 서른에 닿을 즈음.
분명 뒤돌아 보면 앞이 조금 두렵거나
지난 길이 후회될 것이니.
그때도 담담히 한 번 더 겸허하라.
스물에 열을 잊고 스물을 사랑했듯.
서른에도 스물을 잊고 서른을 사랑하라.
서른의 가운데서
나의 스물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