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원한다면 반드시 ‘퓨처 셀프’가 필요하다
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은 구두쇠 스쿠루지 할아버지가 하루아침에 개과천선한 이야기다. 돈만 밝히고 남에게 베푸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던 스쿠루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것도 하루 만에?!
스쿠루지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악몽을 꾼다. 그 악몽에서 스쿠루지는 ‘과거, 현재, 미래’로 데려가는 3명의 유령을 만난다. 특히 미래의 유령이 데려간 곳은 자신이 혼자 죽어 있는 차디찬 방. 스크루지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보고 오히려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인색하게 살아왔는지를 깨달은 스쿠루지는 유령에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제발 기회를 달라고 빌며 꿈에서 깨어난다.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 스쿠루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고 자신을 위해 기도하던 조카의 집으로 가서 조카 가족과 저녁을 함께 먹는다.
당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됐다고 상상하라.
그러면 지금 구원을 얻을 것이다.
- 네빌 고다드
책 <퓨처셀프>를 펼치면 첫 장에 나오는 위 인용문을 보고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참된 도리와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무지’이고, 나누고 베풀 줄 모르는 마음이 바로 ‘가난’이라며 조심하라!'라고 경고하던 유령의 메시지를 통해 '함께 나누고 베푸는'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평가받는 이 소설에서 나는 ‘퓨처 셀프’의 이미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느낄 수 있었다.
스크루지의 과거의 목적은 '돈'이었고 이 목적을 이루는 데 굉장히 생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명의 유명을 만나고 난 뒤에 목적이 돈이 아니라 사람으로 바뀌었다. 돈이 목적이었을 때 미래의 모습- 혼자 쓸쓸하게 죽어간 본인의 모습,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는 모습-이 자신의 바라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깊은 반성과 후회로 새로운 미래의 모습을 그리게 된 스크루지는 것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었다.
미래의 나라는 개념은 단순하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현명한 결정을 하려면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아야 한다. 어떤 결과를 바라는가? 그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해 바라는 결과가 나오도록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최고의 결정이자 행동이다. 원하는 것에서 시작해 거꾸로 가라. 목표를 향해 가기보다는 목표라는 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 -<퓨처 셀프>, p.28
'퓨처 셀프'는 내가 그리는 미래의 자아상이다. <퓨처 셀프>에서 벤저민 하디는 '미래의 나와 연결되는 수준이 현재의 삶과 행동 수준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미래의 나와 더 깊이 연결될수록 지금 더욱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퓨처 셀프, 그리고 과거에 나는 얼마나 퓨처 셀프와 연결되어 살았나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나는 일에 몰입해 있던 기간이 있었다. (5년 정도?) 삼 형제를 키우면서 육아에서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극복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밤낮없이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잠을 쪼개며 일을 하던 그때의 기억은 처음에는 너무 행복했지만 그것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열심히 살았는데 만족감이 떨어졌던 이유는 일이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아이들과 가정도 중요했는데, 그때의 나는 아이들이 내 꿈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우선순위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일과 가정 두 가지가 분리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일 고민했고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나에게 퓨처 셀프를 현재의 삶과 연결시키는 방법은 시간관리에 있었다. 시간관리는 단순히 열심히 많은 것들을 다 해내려고 애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회사 업무, 수면, 씻고 밥 먹는 시간 등-나는 이걸 고정시간이라고 부른다)을 하루 24시간에서 제외하고 남은 시간에 퓨처셀프가 되기 위한 노력을 담으면 된다.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선순위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 모든 것을 해내지 못한 나를 자책하지 않게 되었다. 나에게는 이 퓨처셀프를 위한 시간이 2시간이었는데, 조금 더 확보하는 날도 있고 못하는 날도 있다. 못하는 날은 주말에 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 좀 더 명확한 '퓨처 셀프'가 생기니 생활 패턴이 또 달라졌다. 내 퓨처 셀프는 우리 회사의 시간관리 시스템을 외국에 영어로 판매하는 시간관리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영어도 잘해야겠고 설득력도 필요하지만 시간관리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지금의 회사 시스템을 더 발전시키고 직원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려운 도전적인 목표지만 그래서 더 재밌을 것 같다.
'퓨처 셀프' 개념이 놀라운 것은 명확한 퓨처 셀프가 그려지면 행동이 즉각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퓨처 셀프를 그리고 나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는 책을 전투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특히 시간과 관련된 책이면 닥치는 대로 읽고 있는데, 두 달 전만 해도 시간이 날 때 책을 읽었다면 지금은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다. 교양(?)을 위해 시간이 날 때 읽던 한 달 4-5권의 책은 지금은 10권을 훌쩍 넘는다. 읽은 책은 따로 정리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꽤 많은 시간을 나의 꿈을 위해 기꺼이 내고 있다.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마구 떠오른다. 너무 신기한 일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소설이지만, 스크루지가 하루아침에 달라진 일이 실제로도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사는 것이 어쩌면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먼저 나의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자. 그리고 미래의 나라면 할 일을 지금 바로 시작해 보자.
두 번째 삶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첫 번째 삶에서 했던 잘못된 행동을
지금 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하라.
- 빅터 프랭클
참고:
<퓨처 셀프>, 벤자민 하디
<크리스마스 캐럴>, 찰스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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