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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현 Jul 26. 2020

블루레이 <미드소마>

기괴한 체험도 괜찮다면

#미드소마

#아리에스터


 영화를 볼 때

어느 정도는 예상을 하게 된다.

물론 반전도 있고 뒤통수를 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스토리의 의외성이지

영화 전체의 아우라랄까 분위기랄까

그 자체가 아예 기대와 예

뛰어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될 때의 그 당혹함이란...

<미드소마>가 바로 그런 영화다.

 감독 아리 에스터의 전작인 <유전>도

꽤나 독특하긴 했지만 호러라는 장르 안에서

크게 그 범위를 벗어난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진짜  앞이 잘 이지

않는다. 굳이 따지고 들면 호러임에는 틀림없지만 잔혹한 화면에도 불구

무섭다기보다는 상당히 기분이 나면서

기괴하다.


 근데 강렬하다. 이런 적이 과연 몇 번이나 될까?

스토리가 극적이지는 않지만 정말 독특하다.

각본을 아리 에스터 감독이 직접 썼다는데

이런 각본을 구상한 그의 뇌 구조가

궁금할 따름이다.

 

 코멘터리를 보니 감독이 실연당한 상태에서

이 각본을 썼다는데... 진짜 상처가 컸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이야기를

구상할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이 정말

함부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무서운

존재인 듯


 영화의 스토리는 거시적으로 보면 간단하다.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스웨덴의 어느 마을에서

벌어지는 축제에  참여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경험이 전부다.

 그러나 결말로 갈수록 작고 소소한 것들이

모여 강펀치를 날린다.

 예측도 불가능하고 이유도 찾을 수 없는 불가사의...

 이성을  넘어 불가해한 큰 벽을 만났을 때

그건 과연 어떤 느낌일까?

궁금한가? 이 영화를 보라. 그리고 느껴보라!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다.

 따지려고도 묻지도 말고 축제에 동참한

그들이 겪는 불쾌함과 공포를 공감하는 것

 그게 이 영화의 핵심이다.


 관객의 기대 또는 논리를 넘어서다 보니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나는 그 모두가 정답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영회의 해석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된다.

 백인이 보았다면 그 모두가 다른 답을 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강렬한 영화를 만들어 내는 감독을

과문한 탓도 않겠지만  거의 본 적이 없다.

<킬링 디어>를 만든 요르고스 란티모스 정도가

있겠지만 그 깊이와 불온한 상상럭에 있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영화를 킬링타임으로 보시는 분들

절대 비추다.

내 돈 내고 이런 경험을 굳이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불하고 더럽지만 색다르고

강력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이만한

작풍도 없다.

 사실 외부인이 폐쇄된 공동체에 들어가

악몽을 겪게 되는 영화들은 꽤 있다.

대표적으로 <카니발 홀로코스트>.

 다큐 촬영팀이 취재차 방문한 부락에서

식인종을 만나 몰살당한다는 이야기를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그렸는데 잔혹하고

섬뜩하다.

 <미드소마>는 그와 고어 수위는 비등한데

공포감과 당혹함은 그 이상이다.


극장에서는 놓치고 얼마 전 출시된

블루레이로 관람했다.

고맙게도

극장판+감독판 2종이 모두 있다.

이것이 물리 매체의 진정한 매력 아닐까?

내가 본건 극장판이다. 다 보고 나니

감독의 의도가 살아있는 감독판도 보고 싶다

극장판이 140 여분 감독판은 170여분.

오 30분이나 기네 2시간 넘게 참고 버틴 것도

쉽지 않았는데

근데 도전해보고 싶다.

원래 인간은 금단의 영역에 더 매혹되지 않는가?

그러다 늘 큰 일을 당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P.S 이 영화의 음향 설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영상도 영상이지만 사운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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