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선
생각은 방해만될 뿐, 몸이 알아서 움직이도록 내버려 둔다.
작가가 되려면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를 끝맺으세요. 완성한 습작이 많아야 한다.
책은 영상이나 화면처럼 눈을 움직여 주지 않는다. 스스로 정신을 쏟지 않는 한 정신을 움직이지도 않고, 마음을 두지 않는 한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빛을 발하는 것. 숫자로 가치를 말할 수 없는 것. 마음으로 느끼는 것. 나로부터 시작해 끈기를 갖고 바꿔나가고 싶은 세상에 관한 이야기.
작가는 글을 완성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글로 자신의 인생을 채워 나가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모든 것의 기본값은 그만큼의 시간과 정성이라는 사실을 차분히 받아들인 순간이었다. 필요한 건 자신을 얼마나 유연하게 작동시킬 수 있느냐이고 이건 전적으로 나의 기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1분 1초도 아까운데 내가 남은 시간에 나쁜 기분이 끼어들도록 가만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마음이 하려는 바를 최대한 실행에 옮기는 사람.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포기하지 않는 사람. 용감한 사람.
인생에서 버릴 게 없다. 다 글이 된다.
저자는 중국 작가 루쉰이 청년들에게 던진 말을 전한다. '가장 기본적이고 절실한 것을 움켜쥐기', 움켜쥐고 싶은 그것이 내게는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길이 아니라면 돌아 나와되 괜찮다는 말. 인생은 긴긴 레이스다. 언제든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사랑하는 모든 순간이 절정이 아니듯. 나머지를 채우는 건 인내와 노력이다. 그리고 변하지 않으려는 마음.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기계가 되기를 선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보다는 안정, 도전보다는 체념에 익숙해진 남희는 어느날 데비에게서 사별 소식을 듣는다. 남희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한없이 슬퍼하는 남희를 데비가 달래준다.
글쓰기란 넘을 수 없는 벽에 문을 그린 후 그 문을 여는 것이라는 크리스티앙 보뱅의 말은 정확하게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