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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자 Mar 31. 2024

글을 쓰고 싶다면_브렌다 유랜드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잘 쓰고 싶다.’라는 생각은 나아가 ‘유명 작가가 되고 싶다.’로 커진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면 첫 단어부터 막막하고 잘 써지지 않는다. 나아가 ‘작가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데 왜 쓰려고 괴로워하지’로 생각이 퍼져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다. 아니 쓰지 못한다. 그렇게 글쓰기를 덮지만, 신기하게도 다시 글을 쓰고 싶어 진다. 반복되는 이 생각에 피로감을 느낄 때, 「글을 쓰고 싶다면」을 접했다.


 「글을 쓰고 싶다면」은 작가이자 에디터이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저자 브렌다 유랜드가 1938년에 출간한 책이다. 서문에 적힌 대로 작가는 글을 쓰고 싶은 독자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반복적으로 ‘용감하라. 자유로워라. 진실하라 ‘라고 말한다. 자신의 글쓰기 수업에 참여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예시로 들며 그들의 글과 전문 에디터와 기성 작가의 글을 비교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글보다 자유롭고 진실하게 자신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를 쓴 그들의 글이 잘 읽히고 좋다고 칭찬한다. 그들은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관련 대학을 다닌 사람도 아니다. 나와 같이 평범하지만, 글을 쓰고 싶었던 사람들이라 그 내용에 더 공감이 갔다. 


 작가는 글쓰기는 시간 낭비가 아니라 쓰는 사람에게 유익함을 주고 이해를 확장시켜 주는 것이며, 좋은 생각이 당장 혹은 한동안 떠오르지 않더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이 아무리 하찮더라도 사소한 생각들을 적어두기만 한다며 더 이상 자신의 게으름이나 고독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한다. 글쓰기는 혹사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볼 만한 근사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창조력이 나에게 들어올 수 있도록 약간의 시간만을 내주라 한다. 나태함이 아닌 창조적 충동 생성을 위함이니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말고 기꺼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고. 이 부분을 통해 나는 게으른 건 아닐까? 이 시간에 일해 돈을 더 버는 게 낫지 않을까? 등 따위의 죄책감을 떨칠 수 있는 용기, 남들의 시선과 나의 검열을 의식하지 않고 창조적 충동 그 자체를 분출하고 싶은 자유로움을 배웠다. 


 이 두 가지를 배웠다면 이제 쓰기 시작하면 된다고 한다.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글을 진실하게 쓰라고, 비록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생각에 잠겨있을지라도 내 안에 창조력을 믿고 지금 떠오르는 생각을 쓰라고 말한다. 그리곤 ‘그건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라고 묻는 사람을 예상했다는 듯 작가는 여러 가지 방법을 책에 소개한다. 그중 내가 공감한 방법은 일기 쓰기다. 작가는 매일 무턱대고 저돌적으로, 충동적으로, 정직하게 일기 쓰기면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점점 더 많이 알게 되었다고 일기 쓰기를 추천했다. 내가 일기 쓰기를 소개한 이유도 작가와 같다. 나 역시 100일 동안 일기 쓰기면서, 내 글이 부끄럽고 이상하다 생각하지만 계속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싶지만 내가?라는 생각에 망설여진다면, 브렌다 오랜다의 친절하고 다정한 「글을 쓰고 싶다면」을 읽어보라. 그러면 감추고 있었던 내 안의 글쓰기에 대한 진실과 욕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뭐라도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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