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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아 Jul 11. 2024

시간

베니스가 알려준 이야기

어디쯤일까

앞을 보면 아직 먼 길,

뒤를 보면 까마득하다.


끝을 모르므로

지금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부질없는 질문이라는 걸

알면서

묻고 또 묻는다.

어디쯤일까.


너무 늦었을까

아직 시간이 더 있을까


시간이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그것이 빨리 흘러가기를 바랐다.


시간을 안다는 건,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건

어쩌면 감당할 수 없는

슬픈 시간에 이르렀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햇빛을 받은 물결이 바람에

끊임없이 반짝거린다.


수 없이 반짝이고

끝없이 사라진다.


시간의 무의미함을

깨닫게 된다.


시간은 하늘에 떠있는 태양과 같다.

나는 흔들이는 물결이다.


나는 흘러가고

때론 반짝이다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

내 앞에 놓여 있다.


베니스의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다 ©bo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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