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취향이라면 분명한 곳.
시드니는 생각만으로도 벅찬 곳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이 꿈틀거리는 곳. 2번의 시드니 여행을 했다. 첫번째는 22살, 혼자 떠나는 첫 해외여행으로 당차게 한달살기를 하러 떠났다. 두번째는 25살, 생각지도 못한 항공사 이벤트로 무려 왕복 항공권을 받아 시드니에 다녀왔다. 호주에서 전학 온 친구 덕분에 '이런 세상이 있구나!' 알게 되었다. 어린 나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였던 곳이 바로 호주였다. 나만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간직한 채 꿈꾸던 곳, 그렇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호주이다. 그래서 나는 또 호주 여행을 꿈꾼다. 혼자 걸었던 오페라 하우스를 2년 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걸었다. 다음번엔 누가 될지 모르는 동행자와 함께 그곳을 또 걷고 싶다. 그렇게 차곡차곡 호주를 담고 싶다.
잔디밭에 누워 하늘 보기 좋은 곳,
시드니 풍경 담기엔 이곳만 한 곳이 없다.
시드니를 떠올릴 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 '시드니 천문대'. 처음 호주에 갔을 때만 해도 나름 숨겨진 여행지였던 곳. 요즘엔 sns에서 시드니천문대에 관련한 후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그야말로 숨 막히는 풍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그날의 분위기, 나의 기분 그리고 날씨. 모든 게 다 맞아떨어져 더욱 진한 여운을 남겼다. 청량한 호주의 하늘과 하버브릿지 그리고 오페라하우스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은 너무나 아름다운 그 자체다.
가방을 머리맡에 두고,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처음이었다. 잔디밭에 눕는다는 건 나에겐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공원 아무 곳이나 철푸덕 누워 낮잠을 즐기고, 책을 보던 현지인들을 눈여겨보았었다. 그들을 따라 나도 잔디밭에 누웠다. 내심 나도 시드니 생활을 즐기고 있는 여행자로 비치길 바라며.
시드니 천문대는 여행자의 조급한 마음을 잠시 내려둘 수 있는 곳이다. 벤치에 앉아 저기 멀리 보이는 동네를 상상하며 큰 나무 밑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현지인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저렇게 한가로운 마음을 두고 있기 좋다.
온통 둘러봐도 아름다운 풍경들뿐인데 어지 여유로워지지 않으랴! 시드니에 머물면서 너무나 행복한 기분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이곳에 또 언제 오게 될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게 남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문화와는 너무나 다른 느낌의 여유로움이 신기하기도 했고, 또 그들은 이러한 여유로움이 당연할 거라는 생각에 너무나 부럽기도 했고. 호주는 정말 여유로운 곳인 것 같다. 그냥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그들의 relaxed culture. 진짜 인정이다. 인정.
아슬아슬한 자리에 앉아 파도치는
물을 한두 방울씩 맞으며 바라보는 풍경
노스시드니에 속하는 '킬리빌리'. 나는 여행을 갈 때 지도를 유심히 보는 편이다. 특히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위주로. 킬리빌리도 그렇게 해서 알게 되었다. 밀슨스포인트역에 내려 킬리빌리 쪽으로 걸었다. 널따란 공원을 지나 오손도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보이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 그렇게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킬리빌리에 마음을 빼앗겼다.
시드니 여행을 떠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 나의 여행 속 킬리빌리는 꽁꽁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여행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비로운 여행지로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누가 시드니 여행을 떠난다면 제일 먼저 소개해주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어느 쪽을 보아도 좋다.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고. 킬리빌리에는 낭만이 가득하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바라보며, 찰랑거리는 물결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앉아 이곳의 온갖 소리들을 들어내는 일.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곳이야말로 정말 나만 알고 싶은 곳이 아닐까?
시간이 안 맞아서 가보지 못했지만 킬리빌리에 위치한 카페 'Celsius Coffee'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환상적인 뷰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일을 경험할 수 있다.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과
필터를 적용한 것 같은 담백한 색감
호주에 살고 있는 친구가 추천해준 곳. 아직까지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이름마저도 사랑스러운 이곳은 'Wendy's Secret garden'. 친구는 현지인들의 피크닉 장소로 인기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웬디의 손길이 닿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그저 관리되지 않는 폐허에 불가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을 잃었고, 그 슬픔을 이겨내고자 혼자 이 넓은 공원을 정성스레 가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혼자 가꾸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를 갖춘 공원이 되었다. 웬디의 공원에서는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내내 들었다. 핑크빛 하늘에 하버브릿지,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놀이공원까지.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들어냈을까 싶었다. 꼭 필터를 적용해 놓은 것처럼.
웬디의 공원과 라벤더 베이, 은은한 연보랏빛이 생각나던 공간. 너무나 사랑스러운 곳이었다!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여행자라면 분명히 좋아할 시드니 가볼만한곳.
쨍한 오렌지빛을 머금은 하늘
해가 질 때면 더욱 고조되는 마음
시드니 여행 중이라면 꼭 페리를 타야 한다. 이렇게 좋은 교통수단이 있다니 시드니는 너무 사랑스러운 곳이다. 더군다나 일요일이면 하루에 2.5달러로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객이 무척이나 많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원래 목적지는 본다이비치 였지만 버스 이용객이 너무 많아 목적지를 바꾸고 페리를 탔다. 그곳은 '왓슨스베이'. 바다를 너무 좋아하는 나에겐 본다이비치나 왓슨스비치나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사실 본다이비치의 수영장에 갈 목적이어서 조금 아쉬웠다지. 하지만 왓슨스베이에서 보낸 시간들 덕분에 그 아쉬움은 기억도 나지 않게 되었다.
왓슨스비치는 정말 평화롭다. 영화 속에 나오는 해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모래사장에 누워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 바다엔 멋진 요트들이 떠 있고, 귀여운 꼬마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왓슨스베이의 절정은 노을 지는 시간이 아닐까? 점점 변해가는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감탄했다. 쨍한 오렌지빛 색감이 눈부시던 이곳의 하늘은 정말 황홀함 그 자체였다. 다시 봐도 너무 예뻐.
노을 지는 시간 맞춰 꼭 페리를 타는 것도 꼭!
넓고, 넓은 공원에서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드니 여행 중 머물게 된 에어비엔비는 킹스크로스역 부근이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근처로 찾다 보니 킹스크로스 근처에 머물게 되었다. 에어비엔비 예약 후 가장 기대했던 곳은 공원이었다. 이름은 Rushcutters Bay Park. 알고 보니 이곳은 요트가 정박해있는 곳이었다. 요트 덕분에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던 곳. 아침 일찍 공원에서 운동하던 현지인들을 바라보며 에어비엔비에 머무는 동안 공원에서 꼭 운동해야겠다! 다짐했었다. 시크한 운동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공원엔 나뿐인 듯 운동하는 현지인들이 너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시크한 운동복을 가져오지 못해 후회스러웠다는. :)
에어비엔비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있어 시간 날 때마다 도장 찍었던 공원. 시드니 에어비엔비는 이곳 덕분에 무척이나 성공적이었다!
시드니 여행 중 킹스크로스역에 방문하게 된다면 시드니 가볼만한곳으로 러쉬커터스 베이 공원을 추천하고 싶다. 편안하고, 여유롭게. 이곳에 머물다 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