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연희동, 하우스오브바이닐 카페에서
토요일마다 집 근처 카페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며 끄적끄적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
매일 꾸준히 글을 적기에 나는 너무 게으른 사람이었고,
그렇다고 하루하루 겪는 크고 작은 일들과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무시하기에 나는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이었다.
이렇게나마 빈 공간에 생각을 조금씩 옮겨 적으며 나의 작고 소중한 뇌를 보호하고자 한다.
사실 그렇게 갑자기 든 생각은 아니고, 예전부터, 아주 예전부터 계속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평소에는 노션과 노션캘린더를 통해서 일상의 기록들을 관리하는 편인데, 문득 내가 주로 사용하는 기록 관리용 서비스가 노션이 아니게 되더라도 나의 기록들은 한 곳에서 계속 관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xxx.world.com 이라는 도메인을 구입해서 개인 블로그를 아예 만들어서 관리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만든 블로그는 당연하게도 SEO에 불리할 수 밖에 없기에, 검색했을 때, 상단노출되는 것은 힘들었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는 힘들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쓰는 글의 특성상 누군가가 응원과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계속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좋아요-나 따봉-같은 직접적인 응원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았는지에 대한 통계를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글을 계속 쓰게 되는 힘이 된다.)
기록물에 대한 일원화된 채널에서의 관리도 중요한 욕구 중 하나였지만, 사실은 일상에서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자 시작하는 부분이 훨씬 더 큰 이유이긴 하다.
나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SNS를 별도로 하지 않는데, 그렇다보니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들에 점점 무뎌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부터 종종 즐겨쓰던 브런치에서 주차별로 회고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읽고 응원을 해준다면, 그것도 좋고, 꼭 누군가가 봐주지 않더라도 나의 일상과 생각들이 한 곳에 계속 기록이되어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모바일 앱 사용성 테스트
다음주면 지난 상반기동안 동료들과 열심히 만들었던 모바일/태블릿 앱이 정식으로 심사요청을 하게 된다. 그 전에 내부 사용자 분들을 모집하여 간단하게 사용성 테스트를 해보았다.
사실은 PM으로서 처음 해보는 사용성 테스트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배운 점이 훨씬 많아서 굉장히 놀라웠다. 사용자들은 우리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패턴으로 사용을 하고 있었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인사이트를 주었다.
모바일/태블릿 앱 런칭 준비
PM을 하기 전에는 프로덕트만 잘 만들면 모든 것이 만사 ok인줄 알았는데, PM이 되고보니 프로덕트는 당연히 잘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PM은 그 이외에 법적, 행정적으로 신경써야하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앱 런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단순히 앱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앱 스토어 심사를 위해 준비해야하는 각종 설정들을 확인해야했고, 필요한 법적, 행정적 서류들을 유관부서에 요청해서 완료되는 것까지 계속 팔로우업을 해야하는 과정이 있었다.
모바일 스쿼드 운영 관련 고민
이제 앱 런칭하고 나면, 뭐하지? 스쿼드는 어떻게 운영해야하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좀 있었다. 나는 본투비 P형 인간임에도, PM이 되고 나서는 다음주 우리 스쿼드가 해야할 일이 명확하지 않을 때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점점 J형 인간이 되어감을 느낀다.
6시간 이상 수면을 잘 취했다.
걱정이 많은 날에는 종종 2-3시간마다 잠에서 깰 때가 있었는데, 이번주는 그래도 마음 편하게, 비교적 죄책감 없이 잠에 들 수 있었다.
주 3회 러닝을 완료했다.
친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운동방에도 인증을 완료하여 이번주도 무사히 벌금을 피해갈 수 있었다.
(주 3회 50분이상 운동해야함;;)
점심을 거르지 않고 잘 챙겨먹었다.
비록 수요일 저녁에 친한 동료와 곱창을 먹긴 했지만, 그 이외에는 그래도 건강하고 적당하게 일주일의 식사를 마무리했다.
새로운 동료들과의 식사
평소에 내적 친밀감만 있었던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과 함께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문득 이 회사에 내가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는데, 이렇게 매일 함께하는 동료들과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해지고 싶은 동료들이 많은데,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봐야겠다.
타운홀
그동안 우리 회사의 타운홀은 뭔가 PM들이 숙제처럼 치뤄야 하는 행사- 정도로 다가왔는데, 이번 7월 타운홀은 꽤 재미있었다. 그동안 회사에서 반년 넘게 진행되었던 장기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어서 더욱 그러했는데,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료들의 목소리와 얼굴에서 뿌듯함이 느껴져서 지켜보는 나까지 뭔가 뭉클했다. 그동안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열심히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지켜봐왔기 때문이 아닐까.
동시에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CTO 님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좋은 리더란 저런 모습이구나, 함께 일한 동료들이 이렇게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 정말 멋지다고 생각되었다.
그날 이 타운홀에 참여하여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을 봤던 모든 사람들은 아마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싶다. 꽤나 성숙했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더 성장하기가 힘들지 않나- 느껴졌던 이 회사와 이 프로덕트가 앞으로도 한동안은 기대될 것 같다고.
개인 프로젝트
본업이 점점 재미있어지면서, 개인 프로젝트에는 유의미한 시간을 더 많이 못 쏟고 있다.
매일 새벽 3시간정도는 온전히 나 개인을 위한 프로젝트로, 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시간으로 쏟아야겠다- 마음을 먹었는데, 일이 바쁘고 삶이 바쁘니, 늘 우선순위에서 제일 먼저 제외되곤 한다.
그래도 일단은. 그만두지 않고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지. 걸음마 수준으로 아장아장일지라도 다음주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보자고!
부정적인 바이브?
요즘 2분기 성과리뷰 및 동료평가 기간과 맞물려서 그런가- 유난히 주변에서 이런 저런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는데, 최근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나름대로는 무조건적인 긍정보다는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행동했다고 생각하는데, 같은 말이라도 칭찬을 함께 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조금은 솔직함을 내려놓고, 칭찬을 먼저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아직 자신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