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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Feb 18. 2024

스물넷

나의 이야기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저를 가로막고 있던 생각의 장벽부터 부수는 게 필요했습니다. 


유학을 가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그 돈은 어떻게 구할 것이며,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데 미국에서 어떻게 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고, 

무엇보다 대학원 입학시험 준비를 하려면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험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막막함이 있었습니다.


미국 유학이라는 목표는 생겼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과정들을 하나씩 준비해 갈 생각을 하니 과연 혼자서 다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금전적인 도움은 기대할 수 없었기에 혼자 알아서 모든 걸 다 해야 했어요. 물론 스무 살이 넘었고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으니 당연히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목표를 이루기 힘든 이유부터 찾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던 건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생각부터 무너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시작도 하기 전에 안될 이유와 걱정부터 늘어놓고 있는 건지.. 

목표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생긴 순간부터 안될 이유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이름 뒤에 숨어 포기라는 벽을 세우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서 하나씩 해결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생활비를 벌 수 있으면서도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 아르바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여기저기 발로 뛰며 알아보다가 마침 학교 내 전산 실습실 관리 조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는 바로 지원을 했고 운이 좋게도 조교 자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9시 출근, 5시 퇴근이 가능하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하는 중에도 틈틈이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저에게는 최적의 일자리였습니다. 퇴근 후에는 학교 도서관으로 곧장 가서 시험공부를 하고, 주말에도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토플과 GMAT(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Test) 공부를 했습니다. 미국 경영 대학원 석사 과정으로 목표를 세웠기에 경영 대학원 입학시험인 GMAT은 필수였습니다. 


일단 시험 준비를 하는 동안 필요한 생활비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후에는, 대학원 합격 후 미국에서 공부한다는 가정하에 필요한 비용을 계산하였고 유학에 필요한 최소 금액을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지도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조교로 일하면서 버는 수입의 2/3는 적금으로 넣고 이를 2년 동안 모을 경우를 계산해 보니 한 학기 등록금과 미국 생활비 정도는 될 것 같았어요. 미국은 주(state) 별로 외국인 유학생들 등록금 차이가 있고, 

또 사립대인지 주립대인지에 따라 등록금이 천차만별이기에 저는 학비가 싼 주립대 위주로 in-state 등록금을 적용해 주는 학교를 미리미리 찾아보았습니다. in-state 등록금은 해당 주에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일종의 거주자 혜택이 주어지는 등록금이에요. 그래서 타 지역 출신 학생이나 외국인 학생에게 적용되는 등록금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in-state 적용도 합격 점수에 따라 적용 여부가 정해지기 때문에 이런 상세 사항까지 미리 알아보고 학교 후보 리스트와 목표 점수 등을 미리 계획해 두었더니 막연히 불안하고 막막했던 미국 유학 준비가 어느 정도 현실성 있게 다가와서 목표에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첫 번째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목표와 도전 


어느 날 갑자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큰 목표가 제 앞에 툭 하고 놓였고, 

저는 그 목표를 향해 뛰어가 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 결정이 현재의 제 삶에 영향을 준 첫 번째 터닝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그때 그 결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어떤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상상해 봅니다. 크게 아주 잘 살거나 아주 못 살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목표를 향해 뛰어가 보기로 결정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는 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스물넷의 제가 내렸던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 앞에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막막함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또한 그 일을 한 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감에 휩싸여 시작도 못해보고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실패를 하더라도 일단 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성공하면 좋은 경험으로 남고 실패를 하더라도 한 번 해봤다는 경험이 남기 때문에 뭐가 되었든 나에게는 경험이라는 결과가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걱정과 불안이 발목을 잡더라도 일단 한 발을 내디뎌 보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른 한 발은 훨씬 수월하게 따라오게 되어 결국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불안하고 막막하다고 걱정만 하는 것보다, 해결할 방법은 없을지 하나씩 찾아보고 알아보면 작은 해결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습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스스로 방법을 찾다 보면 주변에서도 도움을 주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살면서 아주 가끔은 그런 행운 같은 경험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너무 힘들고 괴로운데 의외의 곳에서 도움을 받거나 기회가 생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그런 경험이요. 


20년이 지난 옛날 일들이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보고자 혼자 고군분투했던 과거의 제가 조금은 기특하고 대견하게 여겨집니다.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고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으며 방법을 찾아 도전을 했기에 그 뒤로도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만들어진 내면의 힘이 지금도 남아 있어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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