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책임,
이 땅에서 내가 나로 내 말을 하는 것엔 교만이 깔려있다. 내가 나로 존재하면 나는 네게 죄일 수밖에 없다. 나와 너는 다르니 말이다. 너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내 말'을 하는 걸 테니 말이다. 네 사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자신의 교만과 죄에 대한 인정이 뱉음에 대한 책임이고 시작이다. 난 이게 두려워 나를 감추고 있었던 것이었고.
한 가지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젠 임계점을 넘어가고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내 말을 하는 것. 이것이 나를 존중하는 것 이자 오히려 이것이 있는 그대로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침묵이 이젠 모든 가능성을 배제해 버리는 나와 너에 대한 더 큰 교만함이라는 것을 알아버렸으니.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그래서 떠날까 봐, 밉보일까 봐, 누군가에게 욕을 들을까 봐. 좋은 말로 포장하고 착한 표정으로 귀 기울이는 게 나는 좋은 사람 이어야 한다는, 나는 욕을 들어서는 안된다는-참는 것보다 더 큰 오만이었다. 하긴 해야 하지만 나와 너를 속이며 둘러서 말하는 것. 그럴 거면 아예 말을 하지 말던가. 참을 수는 없고. 이것이 말과 관계를 맺어가는 내 순서였구나. 정말 쉽고 정말 어렵다! 짱 두렵다. 근데 짱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