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O Mar 14. 2024

꼰대가 되어 가는 느낌

그냥 주저리주저리…

일하는 게 힘들지만 재밌다. 조금 중독된 것 같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더 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 오래 버티기 위해선 적당히 멈추고, 쉴 수 있어야 한다. 강박에서 벗어나 쉼을 통해 회복하고 다시 일을 하고 또 쉬고 회복하고 또 일하고. 반복이다. 성장은 고통과 회복의 반복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믿는다.

이런 얘길 하는 나를 보니, 점점 꼰대가 돼 가는 느낌이 든다. 일이 이렇게 재밌는 것이고,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고 능력도 발전하고 그에 따른 보상도 이루어질 텐데, 이렇게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력과 희생을 동반한 고통은 피한다. 예전의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결혼을 하고 또 아이가 태어나서 그런지, 나이를 더 먹어서 그런지, 그냥 그런 타이밍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난 이 회사에 와서 많이 변했다. 예전 같으면 절대로 참지 않을 텐데 여기선 그냥 참고 참고 참고 또 참는다. 근데 그게 또 참을만하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가스라이팅을 당한 건지, 철이 든 건지, 성장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20~30대 실컷 놀고 방황해서 그런지 40대에 늦게 깨닫고 열심히 하는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있다. 저 멀리 빛에 도달했을 때가 아닌 그 빛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나 자신에게 행복이 있다. 그렇다고 믿는다. 써 놓고 보니 진부하지만, 뭔가를 계속하다 보면 결과는 나온다. 그게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계속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나는 서서히 변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카멜레온 직장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