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면 가장 즐거운 시간이 쇼핑이다.
물건을 사기 위한 게 아니다.
구경만 해도 즐겁다.
글쓰기도 쇼핑이다.
주제를 고르고 소재를 고르고 표현을 고르고 단어를 고르는 과정이다.
그런데 왜 글쓰기는 재밌지 않을까.
다른 말로 쇼핑이 재밌지 않은 사람은 왜 그럴까.
돈이 없는데 쇼핑하는 게 괴롭다. (글 쓰는 재능을 탓한다)
배우자 눈치가 보여 재밌지 않다. (독자를 과도하게 의식한다)
비싼 걸 턱턱 사는 사람과 비교하니 초라하다. (남의 글과 비교한다)
돌아다니는 게 육체적으로 힘들고 귀찮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
쇼핑하는, 글을 쓰는 즐거움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만 해치우면 된다.
글쓰기와 쇼핑은 닮았다.
쇼핑은 여성이 잘한다.
원시시대, 남성이 사냥할 때 여성은 채집했다.
채집을 위해 관찰했다.
채집 나가 동네 여성들과 수다 떨었다.
채집이 쇼핑이다.
여성은 글 잘 쓰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