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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릭아낙 Sep 13. 2023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엄마는 '나'

"하트바리는 엄마아빠가 함께 이룬 최고의 작품이야."

둥이를 낳은 후, 친정엄마가 우리 집에 와서 도와주고 계신다. 리틀그리스 휴무일인 월, 화요일에는 친정엄마도 댁으로 내려가서 쉬고 화요일 저녁에 오신다. 그런데 이번 주는 예외다. 월요일에 가셨는데 금요일에 오시게 되었다. 친정엄마 없이 혼자서 우리 둥이들을 잘 볼 수 있을까? 


오늘이 혼자 아기들을 돌보는 첫 번째 날이었다. 웬걸? 너무 순조롭게 두, 세 시간을 보냈다! 

일단 아기들에게 아침 수유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췄다. 바운스의자에 나란히 앉혀 수유를 하고, 한 아이씩 토닥토닥 트림을 시켰다. 다시 바운스의자에 앉혀 동화책 한 권을 읽어주고, 장난감을 가지고 잠깐 놀다가 한글동요카드를 들려주었다. 우리 하트는 집중력이 아주 높고 즐거워하는 반면, 바리는 관심이 없다. 바리는 온몸을 사용하여 바둥바둥거리는데 전념했다. 기저귀가 빵빵해져서 기저귀를 갈아주니 눈꺼풀이 무겁다. 쪽쪽이를 물려주고, Greek 자장가를 들려주니 잠에 들었다. 그렇게 한 시간 낮잠을 자 주었다. 이 귀한 시간을 난 멍하니 소파에 앉아서 보냈다. 무슨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이 시간이 귀해 쌓아 놓은 책들 중 한 권을 집어 들어 읽었을 텐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리 아가들과 오롯이 셋만 있자니 어쩜 이리 시간이 빨리 흐르는지 벌써 바리의 키는 60cm가 다 되어가고, 몸무게는 7kg이다. 아나는 몸집은 작지만 5kg에 키는 55cm. '빨리 컸으면~' 하면서도 천천히 시간이 흐르도록 붙잡아 두고 싶다. 그래서일까 틈만 나면 난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댄다. 찍어 주고 싶다. 이다음에 우리 하트바리가 커서 "너희들이 보낸 엄마와의 시간이 이렇게 행복했어. 울고, 웃고, 커가는 너희들의 사진을 봐봐. 너희는 엄마 아빠의 최고의 작품이니까 어디서든 당당하자!."라고 사진을 보여주며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들. 이 모습을 지켜보라고 신이 날 살려주신 게 아닐까 가끔 생각해 본다. 아기들이 태어난 날 나도 다시 살아났기에 아기들을 보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오후 7시 반쯤 목욕을 시키고, 오일마사지를 해주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수유를 하고 잠을 재운다. 새근새근 예쁘게 자고 있는 우리 아가들 옆에 있으니 오늘도 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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