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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릭아낙 Oct 26. 2023

사람들마다 느끼는 건 다 다른 거니까

아이를 낳기 전과 낳은 후

대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는 20대였고, 아이는 갖고 싶었으나 뭔가 내게는 먼 일처럼 느껴지곤 했다. 어느 날, 같이 일하는 한 동료가 아이를 낳고 1년이 지나 복귀를 했다. 난 그 동료에게 궁금한 것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먼저 묻지는 않았다.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 동료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동료가 했던 말 중에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1살까지는 아이가 (말을 못 하니까) 뭔가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엄청 사랑한다? 모성애도 잘 안 느껴지고. 그런데 1살이 지나고 내 이야기에 반응하고, 그러니까 사랑스러워지더라고요."


이 동료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아마 나도 그러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이 말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난 이 동료와 느끼는 바가 아주 많이 다른 것 같다. 아가들이 3개월 후반쯤, 4개월쯤부터 내가 웃으면 아가들도 따라 웃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나의 어떤 행동에 꺄르륵거리며 웃기도 했다. 어제저녁에는 눈물이 찔끔 났는데, 하트가 날 보고 먼저 웃어줬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기도, 그렇지 않기도 한 미묘한 마음이 든다.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아가들과 내가 뭔가 통하는 느낌이  든다. 아가들이 아직 말을 하지 못해 울음으로 아가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채고 충족시켜 주는 일도 너무 기쁘다.


작은, 주먹만 한 눈 뭉텅이가 점점 커지고 커지고 커져 집채만 해진 것처럼 아가들을 향한 내 마음이 그렇다. 지금도 그 눈덩이가 더 커지고 커지는 중이다. 이걸 어쩌나. 너무 커져서 지구까지 덮어 저 멀리 우주까지 닿으면 어쩌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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