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뒷모습까지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주영헌
눈에 보이지 않아
뒷모습이 중요하지 않다고
당신에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당신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모습이 뒤라면서
내 뒷머리를 단정히 빗어주고
어깨도 툭툭 털어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는
나의 앞만을 생각했던 사람이었고
당신은 나의 뒷모습까지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꽃샘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을 바라봐 줬던 당신
등 뒤에서 당신을 안아봅니다.
당신은 등마저도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주영헌 시인은...
∘ 시 낭독에 진심인 시인.
∘ 2009년 계간 시인시각 신인상(시), 2019년 불교문예 신인상(평론)으로 등단
∘ 시집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걷는사람) 외
∘ 김승일 시인과 함께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일 아침 6시 30분 소셜앱인 <클럽하우스>에서 「시로 시작하는 아침」을 진행하는 등, 시·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