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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unny Feb 29. 2024

#첫 해고와 이직 준비

독일에서 처음으로 실직자가 되다

때는 바야흐로 작년 11월, 갑자기 회사에서 3시간 후에 전체 미팅을 시작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전체 미팅에 들어갔는데, CEO가 이번에 회사 사정이 어렵게 되어서 직원의 20프로를 해고한다고 했고 미안하다고 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 미팅 이후에 CTO가 프로덕트와 엔지니어팀 미팅을 신청했는데 200명 넘는 사람이 있는 비디오콜에서 지금 이 미팅에 있는 사람들은 전체 다 해고됐다고 하였다. 예전에 밈으로만 보던 ‘지금 이 미팅에 있는 사람들 전체 해고야!’를 내가 겪은 것이다.


초반에는 어차피 12월까지는 월급 받으니까 한국 가서 오래 쉬어야겠다고 편안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에서 1월 말에 돌아왔는데 UX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비슷한 산업에서 일한 디자이너를 선호함

대부분 회사에서는 포트폴리오와 디자인 스킬은 마음에 드는데, 지금 회사랑 관련 있는 직무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HR 인사팀에서 거절당했다. 나는 디자인을 잘하고 디자인 프로세스가 잘 구축된 디자이너는 어떤 분야에서도 역량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전 취업 시장도 그렇게 흘러갔는데, 이제는 바뀌었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했던 디자이너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고 잘하는 디자이너가 있기에 굳이 다른 분야에서 일했던 디자이너까지 고려할 여력이 없다.


시니어의 범위가 넓어짐

예전에는 5–6년 차면 당연히 시니어 디자이너 중에서도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였는데, 이제는 연차가 찬 디자이너들이 Principal / Staff product designer의 수요가 적어서 시니어로 지원하다 보니 시니어의 범위가 넓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나 또한 8년 차 디자이너로 시니어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최종까지 간 한 회사에서 나보다 시니어인 사람을 뽑았다는 피드백을 듣기도 했다.


이중 언어에 대한 수요

예전에 베를린에서는 영어만 해도 쉽게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영어랑 독일어 둘 다 능통한 사람을 많이 뽑는다. 영어로 된 구인공고여도 밑에 독일어까지 C1 이상인 사람을 요구한다고 써 놓은 공고가 많았다. 영어만 잘하는 디자이너가 너무 많으니 독일어까지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뽑는다고 해서 지원자를 줄이는 듯해 보였다.


월급이 낮아짐

여러 회사 들이랑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이 시니어 디자이너 월급 범위가 2년 전, 2021년에 이직했을 때보다 낮아졌다. 회사들이 경쟁이 치열하니 월급을 낮추는 듯해 보였다.


8년 동안 일을 쉬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준비하고 또 재정비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중에 웃으면서 넘겨볼 나 자신을 기대해 본다.


베를린은 지금 베를리날레 영화제의 시기이다. 영화로 스트레스 해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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