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있죠.
저에게 큰일이 생겼다면 어떤 식으로든 알려졌을 텐데
이렇게 멀쩡하게 나타났으니
소식 없는 동안 큰일은 없었다는 것이겠지만
사람 사는 일이란 게 늘 분주합니다.
동반자가 보름 정도 타 지역에 있다 왔어요.
긴 작업을 마치거나 타 지역에 다녀오면
피곤이 몰려오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저는 모든 일정을 동반자에게 맞춥니다.
같이 먹고, 같이 볼일 보고
안 오는 낮잠도 같이 자고...
농사일이 바쁠 때지만
농사지으려고 결혼한 거 아니니
오로지 동반자에게 집중합니다.
그런 제 생각을 아는 동반자는
피로가 좀 회복되자 밀린 밭일에 팔 걷어붙이고 나섭니다.
그동안 개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가 아파서
거기에도 집중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해도
마음과 행동으로는 최선을 다해
제게 온 존재들을 돌봅니다.
돈이 많다면 더 편하고 풍족한 게 사실이지만
부자면 당연히 행복하거나
부자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 옵니다.
말 안 통하는 짐승이라도
서로 교감할 수 있고,
인간에게 상처받지만
그 또한 인간에 의해 회복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는 소유하려는 노력보다
존재에 더 집중하며 삽니다.
동반자, 동물 가족들, 선한 이웃과 친구들...
그들과 나누고, 웃고, 서로 배우며
지갑은 비었어도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