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올봄엔 뜰밭 주변 나무 베느라 농사를 못 지었습니다.
늦게 뿌린 열무는 벌레들이 다 먹어버렸죠.
그래서 열무를 사서 김치 담아야 하는데 그럴 거면 아예 열무김치를 사자고
동반자와 얘기가 됐습니다.
그럼 제 페이스북 친구 중 조*용 씨가 하는 농산물 직거래 중개업체에서 사겠다고 하고
참*래농민장터 홈페이지에서 주식회사 두*반의 열무김치를 샀습니다.
농사 없을 때는 더러 샀었는데 농사짓기 시작하고는 아무것도 안 사게 되니
미안한 마음에 이거라도 거기서 팔아주자는 마음이었죠.
5월 23일에 열무김치를 받았는데 익히느라 늦게 먹기 시작해서
식탁용 작은 용기에 두 그릇째 꺼내 먹을 때
동반자가 열무김치를 한 젓가락 넣고 씹다가 뭔가를 입에서 꺼냈습니다.
열무가 너무 질겨 이상해서 꺼냈다는데 나온 것은 노란 고무줄이었습니다.
황당하고 불쾌한데
하고많은 김치회사들 두고 참*래농민장터에서 사자고 한 저는 동반자에게 미안하기까지 해야 했죠.
밥 먹다 말고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 멍하니 앉았는데 사람 좋은 동반자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아무리 공장이라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럴 수도 있지 않겠냐
회사에 얘기는 하고 그냥 먹자고.
여러분이 오래 봐오신 내신랑은 그럴 사람이죠?
그런 사람인데다 제가 왜 거기서 샀는지 알기에 제 마음을 배려하기도 했고요.
참*래농민장터에 얘기해야 하는데 전화로는 사진을 보여줄 수 없으니
구매후기로 글을 남겼고 답변도 달렸습니다.
답변에 공장에서 노란 고무줄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고
요즘 이상한 사람들이 많으니 거짓말하는 사람이라 의심할 수도 있겠다 싶어
내부에서 얘기 끝나면 연락 오겠거니 했습니다.
열무김치를 먹을 때마다 혹시 또 뭐가 나오진 않을까 찝찝했지만 계속 먹으면서
며칠 지나면 의심 풀고 미안하다고 전화 오겠지 하고 일상을 살았죠.
그 와중에 얼른 사과받고 후기 내려줘야 장사에 지장 없을 텐데 하면서요.
그런데 한 달이 다 됐는데 아무 연락이 안 옵니다.
그래서 7월 8일 참*래농민장터에 전화를 걸었어요.
지난 전화 통화 내용을 제가 상세히 다 기억할 수는 없는 건데
다행히 저는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어서 확인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통화 녹음 들어보면 평소의 친절한 무니입니다.
전후 상황을 얘기하는데 반응 보니 직원은 몰랐던 눈치입니다.
그런 후기가 올라온 것도, 김치 회사에서 답변 단 것도 모릅니다.
자기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후기 관리도 안 하고
무슨 회사가 이렇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용건을 얘기했습니다.
이물질이 나왔어도 열무김치를 계속 먹고 있으니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냥 사과만 하면 된다
얼른 사과받고 후기 내려줘야 하지 않겠나
나는 두*반 김치를 좋아해서 산 게 아니고 참*래에서 살려고 그 김치를 산 거다
페이스북에서 보는 조*용 씨 때문에 참*래 물건을 산다
등등의 얘기를 했더니 두*반에 연락해 보고 연락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저는
늦은 일 처리 때문에 참*래농민장터 이미지 나빠질까 봐 걱정스럽다는 소릴 하고 앉았습니다. 어이구...
그날 저녁, 두*반 사장이라며 전화가 왔는데 녹음 들어보면 처음엔 평소 무니입니다.
저는 사장이 사과하면 앞으로 더 조심하셔라 정도 하고 서로 덕담 나누고 마무리될 줄 알았죠.
근데 이 사장이라는 사람이
우리 공장에서는 노란 고무줄 안 쓰는데 나왔다고 해서 후기 쉽게 생각했다
우리 공장에서는 노란 고무줄 안 쓰는데 나왔다고 해서 황당하다
뭐 이런 식으로 우리 공장에서는 노란 고무줄 안 쓰는데... 만 반복하는 겁니다.
아니 이럴 거면 후기 보자마자 전화하지, 한 달이나 지나서 전화하고는 아직도 이런 얘길 한다고?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는 의도는 뭡니까?
저더러 쓰지도 않는 노란 고무줄이 어떻게 김치에 들어가게 됐는지 증명이라도 하라는 겁니까?
아니면 제가 나오지도 않은 노란 고무줄 나왔다고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는 겁니까?
그때부터 제가
그렇게 의심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한 달 동안 기다려주지 않았냐
내가 거짓말하고 뭐라도 뜯어내려는 사람이었으면 여태 가만히 있었겠냐 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심지어는
입장 바꿔 생각해 봐라 쓰지도 않는 노란 고무줄이 어쩌고.
그러니까... 입장 바꿔 생각해서 의심할 수도 있겠다 싶어 한 달 동안 가만히 있었던 거 아니냐고!!!
참*래에서 연락하라고 해서 했는데 아까 전화 안 받지 않았냐고 되레 따지기도 합니다.
이건 또 뭔 참신한 개소리입니까?
참*래에서 연락하라고 안 했으면 전화할 생각도 없었다고? 자기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데?
내가 사과 전화받으려고 일상 젖혀두고 전화기 앞에서 대기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친히 전화 주셨는데 안 받았으니 미안해하라고?
아니, 제가 화나서 일부러 전화 안 받아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전화해야 하는 쪽은 그쪽 아니냐고요.
와... 통화하다가 열불 터져서.
그러더니 나중에는 말 바꿔서 사과는 해야 되겠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어쩌고.
아니 목소리 들어보니 나이도 나만큼은 먹었겠더만 뭔 사과를 어떻게 할지 몰라!!!
제가 막 화내니까
죄송하고요, 제가 참*래하고 협의하겠습니다 이럽니다.
통화 중에 보상 안 바란다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 뭘 협의해, 본인만 제대로 사과했으면 됐을 것을.
알아서 하라고 하고 끊었습니다.
다음 날인 화요일, 참*래 직원이 전화했더라고요.
두*반 사장이 자기가 전화를 잘 못한 것 같다, 안 좋게 전화 끊었다고 전화 왔더라면서요.
그래서 통화 내용이 이랬다, 그래서 나는 화가 많이 났다.
그러면서 조*용 사장 얘기를 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개인 계정으로 소통하면서 홍보했으면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직접 나서야지 뭐 하냐고.
그래서인지 어쨌는지 조금 있다가 조*용 씨가 전화를 했길래
제가 왜 화났는지를 막 퍼부으며 얘기하고
이제는 내가 화가 너무 많이 났는데 어떻게 화를 풀어줄 거냐고 했더니
두*반 사장하고 통화 해보고 어쩌고 하길래 됐어요 하고 먼저 끊어버렸습니다.
더 안 들어봐도 뻔해서요.
그걸 또 왜 미룹니까. 본인 회사 고객인데 그냥 본인이 해결하면 되잖아요?
이때 알았습니다. 이 일이 좋게 끝나지는 않겠구나.
둘 다 뭘 협의한다더니 목요일이 다 지나도록 아무도 연락 안 오길래
페이스북에 조*용 사장 보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사무실에 전화해 봤자 직원이 받을 텐데
그 사람은 내가 무려 사장인데 한 번 전화했으면 됐다 생각하는지 몰라도
제 생각에는 사장이 끝까지 해결해야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였는지 어쨌는지
다음 날인 금요일에 두*반 사장이 전화가 왔습니다.
받기 싫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마무리는 지어야지 싶어 받았죠.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는 제가 전화를 곱게 받을 리 없겠지요?
사과하려고 전화했다길래 왜 이제야 전화하냐고 했더니
어제 회사에 이것저것 시끄러운 일이 어쩌고 합니다.
시작부터 화가 솟아오릅니다.
제가 자기 근황이 궁금해서 묻는 거겠습니까?
화난 고객을 두고 왜 여태까지 다시 연락 안 했냐고 질책하는 건데
전화가 늦어 죄송합니다 해야 할 타이밍에 근황 토크 하고 앉았습니다.
생각이 없는 건지 저를 개똥 취급하는 건지...
그런 얘기 왜 하냐니까 그냥 설명하는 거랍니다.
고객은 화나있는데 지는 지 할 거 다 하고
이제야 참*래 직원이 종용하니 마지못해 전화한다는 게 뭔 자랑이라고 설명하냐고요.
저는 사과받자고 회사가 무탈해서 전화해 주실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야 된다는 건지 뭔지.
그냥 전화가 늦어 죄송하다고 하면 될 것을 끝까지 변명입니다.
이 사람은 사과하려는 자세가 안 돼있다 싶어서
꼴도 보기 싫으니까 끊자 하고 전화 끊고는 차단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참*래에 전화해서
직원에게 통화가 이랬다고 얘기하고 참*래 전화번호도 차단했습니다.
직원분이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던데 그 말을 저한테 할 건 아니지요.
저는 처음부터 배려할 만큼 했고 마무리하려고 제 쪽에서 할 노력은 다했는데
더 이상 뭘 어쩌라는 겁니까?
제가 충남, 구례로 찾아다니면서 사과받아와야 할까요?
두*반 사장은 미안하지도 않은데 억지로 사과하는 건지 사과할 태도가 전혀 되어있지 않고
참*래 사장은 김치 사장이 사과해야지 자기가 할 건 아니라는 생각인 것 같으니
좋은 마무리는 불가능하고 이걸로 끝내야겠습니다.
김치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도 불쾌하고
두*반 사장의 태도도 불쾌했지만
저는 조*용 참*래농민장터 사장이 많이 괘씸했어요.
제가 참*래농민장터 사장과 소위 '페이스북 친구'를 맺은 게 5년 됐더라고요.
그 5년 동안 페이스북으로 그 집 아이들을 보고, 개를 보고, 그 사람의 얘기를 읽으면서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마치 실제 아는 사람인 듯
삶을 응원하고 회사를 응원하고
텃밭 농사라도 짓게 된 후 아무것도 안 사는 걸 미안해하는 마음
화날 일이 생겨도 상대방이 곤란해질까 봐 되레 염려해 주는 마음...
인터넷으로도 소통하다 보면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나요?
저는 제 블로그 이웃분들과 소통하면서 그런 마음이신 걸 알겠던데.
그 사람은 그런 걸 통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걸 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텐데 말이지요.
두*반 사장이 사과를 잘 못해서 일이 커졌고
직원 얘기대로라면 원래도 고객 응대를 잘 못한다고 알려진 사람인가 본데
그렇다면 두*반 사장이 전화를 한 번 더 하겠다고 해도 못 하게 하고
조*용 씨가 대신 노력해서 일을 빨리 수습해야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그날 이후 본인은 전화 한 통 안 하고
직원이 두*반 사장을 들들 볶아 두 번째 전화를 하게 해서 저를 또 화나게 한 것은
잘못된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고객에게든 잘못된 대처지만
특히 페이스북 친구로서 구매하는 사람에게 저렇게 대처하는 건 괘씸하다 싶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조*용 씨는 페이스북으로 영업, 홍보하는 것뿐인고
페이스북 친구는 그냥 페이스북을 통해 물건 사는 사람들일 뿐인데
저는 소통하고 있다고 착각한 거죠.
당연히 지금은 친구 끊었습니다.
제 성격에 조*용 씨가 한 번만 더 전화했더라면
그때 제가 화내는 거 듣느라고 힘들었지요, 오히려 위로하면서 다 풀어졌을 텐데...
몹시 불쾌한 일이었지만 지금 겪은 게 다행입니다.
조만간 "저는 이런 곳에서 농산물을 삽니다." 하는 글을 쓸 생각이었고
그 속에 참*래농민장터도 있었는데 바빠서 글 못 쓴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 글 쓰고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제 글 보고 김치 산 제 이웃에게 일어났다면 더더욱, 민망하고 죄송해서 어쩔 뻔했습니까.
지금도 장사하는지 모르겠지만
십몇 년 전에 둘*이라는 농산물 직거래 중개업체가 있었는데
거기 사장이랑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직거래 중개업체 물건은 안 사야지 했었거든요.
그런데 참*레에서 '농부SOS'라는 좋은 일 하고 그래서 사기 시작했던 게
또 이렇게 안 좋게 끝나네요.
역시 저에게 상황의 마무리는 글 쓰는 거겠죠.
이 이야기가 지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영업일 기준 일주일이나 사과도 제대로 못 받고 화내며 지냈네요.
이런저런 일 바쁘고 행복이 아파 정신없는 와중에
최선을 다해 화내느라 몸살이 다 났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받을 상벌은 저절로 받아질 테니 저는 이제 신경 끌 테고
행복이나 좀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