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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Aug 07. 2022

<숨결이 바람될 때>를 읽고,

가치있는 삶의 필수조건과 포기할 수 있는 것.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헤드라인을 가진  책은 신경외과 의사  칼라니티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2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그는 어릴적엔 문학을 탐구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스스로를 ‘무언가를 성취하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에  끌리는 편이라고밝혔고 정신적인 삶을 가장  설명해주는 것은 문학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여러 해를 걸친 공부 끝에 그는 생물학, 도덕, 문학, 철학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는 끝내 의과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고 ‘하지만  길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답을 찾고 전혀 다른 종류의 숭고함을 발견하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육체의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계속 고민할  있는 기회였다.’ 라며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인간과 생, 죽음 등 철학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저자는 고민의 결과는 결국 행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본인의 철학을 추구하는 방법은 의학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후 신경외과의가 된 그는 환자와 보호자, 이외 타인에게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자리에 있게 된다. (가령 몇 달 더 연명하는 대가로 말을 못한다면? 뇌출혈의 낮은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시력을 잃는다면? 등과 같은 상황에서..) 스스로 신경외과 의사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죽음을 이해시키는 의무를 가졌다는 저자는 그렇게 신경외과의로사 최고의 실력과 권위를 가졌을 때, 폐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환자복을 입고 병원 침상에 눕게  저자.  해오던 자신의 역할을 타자에게 위임하고 그는 암말기 환자이자 신경외과 의사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의 삶을 다시 정립하고자 한다. 타자의 삶의 무게가 이따금씩 그에게 짐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가 본인의 인생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의미있는 삶을 위해 포기할  있는 것과 반대의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그는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놀랍게도 신경외과의의 일도 멈추지 않는다. 죽음을 앞두고 그가 그토록 탐구하던 인간, , 문학, 철학을 모두 눈앞에서 실감할  있었고 그는 숨결이 있는  계속 나아가는 것이 주어진 일임을 알게 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과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가치있는 삶을 이루기 위해 내가 포기할  있는 것은  뭘까.



1. 도덕적인 명상은 도덕적인 행동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2. “오늘은  모든  가치 있어 보이는 첫날이야. 아니,  분명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견뎌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오늘은  모든 고통이 가치 있어 보이는 최초의 날이야”​


3. 생물학, 도덕, 삶, 그리고 죽음의 개별적인 가닥들이 마침내 서로 엮이기 시작하는 듯했다. 완벽한 도덕 체계는 아니더라도 일관성 있는 세계관이 잡히고 그 안에 내 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4. 나는  자신의 죽음과 아주 가까이 대면하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


5. 나는 내 삶의 모든 문장에서 주어가 아닌 직접 목적어가 된 기분이었다.

6.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를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러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7. 그가 희망한 것은 가능성 없는 완치가 아니라,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저자의 아내 루시 칼라니티의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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