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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20. 2016

오늘은 아이스 바인.

아이아이아이스. 

나의 첫 아이스 와인은 오사카였다. 오사카에서 즐겼던 아이스와인은 그 첫인상 만큰이나 강렬하여 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살아 있다..


솔직히 기대를 안했던 와인이였다. 그저 여행중 지나가다 켜져있는 불빛에 단순한 호기심으로 들어가게 되었던 '조그만' 와인바였을 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였다. 메뉴는 이 와인바의 규모만큼이나 단출했다. 화이트 3개 아이스 하나, 레드 세게, 그리고 메뉴 몇개. 이러고도 장사가 되나?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하지만 와인에 대한 선택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 선택은 오히려 쉬웠다. 난 아이스 와인 한잔과 치즈 한접시를 주문했다.


5분쯤 지났을까? 내가 주문한 치즈와 아이스 와인이 나왔다. 뭐랄까 이런 단출한 구성은? 이게 일본이라는 나라의 힘일까? 심플한 것에서 나오는 이런 강렬함이라니. 내가 주문한 아이스 와인은 기대이상이였다. 화이트 잔에 담겨 나왔는데 와인이 시원함이라도 증명하듯 하얗게 성애가 끼여 있어 보고만 있어도 시원해 지는 느낌이였다.


보는게 무슨소용이랴, 나는 와인잔을 코 끝에 가져다 대었다.아! 세상에 묵직항 오크향이 밀려 올라왔다. 일찍히 맡아 보지 못한 그런 진득함이였다. 마치 오크통에 내 머리를 밖아 놓고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아니면 오크를 갈아 만든 그런 짙은 느낌이 나의 입맛을 자극 했다. 그렇게 나는 와인을 한모금 마셨다. 아! 나도 모르게 눈물을 '주륵' 하고 흘릴뻔 했다. 적당히 달달한 그리고 상큼한 이 와인을 어떻게 해야할까? 이 와인바가 배짱좋게 와인을 몇종류만 판매하고 있는게 이해가 되었다. 불과 이 한모금에 말이다. 비록 이 한모금이였지만 깊은 여운을 남겨 주었다. 복합적인 향과 혀끝에 퍼지는 그 상쾌한 10도씨의 온도가 그날의 피로를 한순간에 날려 버린다는 표현을 쓰기에 충분했다. 청량감이 종착역이 있다면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나도 모르게 '베시시' 미소가 지어 졌다. 한모금 한모금 마시며 나는 들떠 있었다. 여행의 여독을 날리기에 충분한 힘이 있는 와인이였다. 와인이 뭐라고 이런곳에서 위로를 받고 있다니. 이 와인이 주는 힐링이 나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니였던 것 같다. 그 와인바에 혼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사람을 여럿 보았으니까. 와인을 마시며 난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좋은 걸 접하는 것은 이런거구나. 이런 느낌이구나. 


독일의 아이스 와인이 유명하고 달달하고 겨울을 이겨낸 와인이라고 구구절절히 말해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남들이 맛잇게 마셨다는 걸 읽고 있고 또 보고 있는게 무슨 소용일까? 지금 당장 컴퓨터를 덥고 마트에 달려가 보자. 그리고 아이스 와인을 한병 집어보자. 그리고 오늘 밤에 시원하게 해서 한번 마셔보자. 와인은 그렇게 즐기는 것이다. 


오늘은 아이스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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