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교사로서의 고찰
4차산업혁명시대와 관련된 이야기는 현 시대의 화두이듯 유아교육계에서도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오늘도 교육대학원 수업에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토의를 하고 돌아왔다.
오늘의 발표자 선생님이 AI 인공지능 관련 논문 소개와 함께 들고온 질문 하나
"AI 인공지능으로만 교실이 이루어질 때가 올까요?"
말만 들어도 끔찍하네.
교수님도 흥미로운 주제였는지 모든 선생님의 의견을 물었다.
2명빼고 모두 아니다. 교사가 필요하다. 라고 이야기했다.
"아직은"
동의한다.
아직은이라는 부사가 붙는 것이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당분간은 교사가 필요하다.
특히 유치원 어린이집 교사는.
AI 인공지능은 챗GPT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아직 오류가 많고 불안정하다.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다루는 사회인들 또한 아직은 인공지능이 썩 익숙하지는 않은 듯하다.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내리기 어렵기도 하고, 그와 관련된 경험들이 많지는 않달까
이런 현 세대가 학부모인 상황에서 오류를 알고, 낯설어하는 이유와 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공지능이나 로봇보다는 사람인 선생님을 신뢰할 것이다.
특히 영유아기는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이고 비언어적인 소통으로 아이들의 요구를 알아채야한다.
또한 입력값에 기초하여 반응하는 AI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아들의 예측불허함을 모두 담아낼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도 한 켠에선 영화 Her을 떠올리게 된다.
스칼렛요한슨의 목소리가 무척 매력적이었던 영화.
영상미도 훌륭하고 작품성도 인정받은 작품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엔 약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습과 너무 이질감없이 표현된 것이 무서웠다.
영화에서는 컴퓨터 속에 있었지만 기술이 더 발전해 그 목소리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면
사람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구분이 될까?
그럼.. 교실에 교사가 필요없게 되는 순간이 설마 올까? 싶기도 한.. 뭐 그런 생각들
나는 교실에서 코딩수업이라던지 ai스피커, 로봇인형 등을 활용하는 것에 회의적인 교사다.
놀이의 도구로서 태블릿 사진촬영, 검색, 녹음 기능 등은 함께 알아보고 적극 활용하지만
굳이 밖에서 내달려 놀고, 감각으로 놀아야 할 영유아기에 네모난 화면과 기계들로 '놀이'를 해야하나.. 싶은거다
어차피 초등학교가면 하지말라고해도 먼저 찾을 아이들일 것이고
이미 집에서도 tv나 핸드폰에 꽤 많은 시간 노출되어있는 아이들이 많은데
교실에서 빛나는 네모화면으로 놀아야 하는가? 기계와 대화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디지털매체를 활용한 놀이와 수업은 장점에 비해 단점이 너무나 극명하다
세상을 온 몸으로 알아가는 영유아기에 너무 자극적인 영상들, 터치만 너무 손쉽게 얻어지는 결과들이 아이들을 숏츠나 릴스에 익숙한 세대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논문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고 이야기하지만 나의 고정관념인지 글쎄다 싶다
그래도 나의 견고했던 부정적인 시각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대학원에 다니게 되며 미래사회 관련된 과목을 수강하다보니,
디지털원주민인 우리 아이들이 결국 맞이하게 될 세대가 온갖 디지털 기술들로 점철된 사회라면
그 사회 속에서 사고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게 지원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여러가지 핵심역량들이 있는데
그 속에서 집중하고싶은 건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입력값에 의해 반응한다는 것을 알고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
컨텐츠를 찾고 놀이를 주도하고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
매년 같은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지.
여전히 인공지능을 교실에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이들과 놀이하는 와중에 인공지능이 놀이의 훌륭한 도구가 된다면 그땐 기꺼이 활용해야지.
내가 모르기 때문에 등한시 하는 것은 배움을 전하는 교사로서는 모자란 태도이다.
"대학원에 왔으니 연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라던 교수님의 말처럼 오늘도 이렇게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