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샘 Nov 15. 2023

GRIT을 우리반 아이들에게

놀이중심 교육과정과 grit



GRIT이라는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

몇 년은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야 읽히는걸 보니 시기에 어울리는 글들이 있는가보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에 읽어본 독자들은 다 알테지만

GRTI은 포기하지 않는 근성, 끈기다

성공의 열쇠는 재능이 아닌 GRIT에 있다는 것.



저자는 본인이 주장하는 GRTI에 관련된 사례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책을 읽는 독자 자신이 그릿을 키우는 법, 그릿을 가진 아이를 기르는 법, 그릿을 가진 문화를 만드는 법을 제안한다


처음이 책을 접했을 때는 나 자신의 그릿을 키우는 법에만 집중했었는데

나이가 들고 엄마가 되어보니 이젠 다르게 읽힌다



내 아들의 그릿을 기르는 법을 고민하게 되고, 우리 반 아이들의 그릿을 기르는 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거다

아들의 그릿을 그리는 법에 대해서는 전 글에서 다뤄봤고 오늘은 우리 반 아이들의 그릿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한다




먼저 유치원 교실에서는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놀이중심 교육과정이란 교육의 주체는 유아들이며 유아와 교사가 교육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놀이를 통해 배움을 이루는 교육과정이다.

놀이라는 게 그냥 키즈카페에서 뛰어노는 놀이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관심을 갖게 된 주제가 있으면 발현된 주제를 가지고 교사의 관찰 및 교육적 개입과 함께 (교사마다 적극적일수도 소극적일수도 있는) 심화 확장된 의미있는 놀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놀이중심이라고 하면 마냥 뛰어노는 것으로 걱정하시는부모님들이 많으신데

교사 입장에서 사실은 놀이중심이 이전 생활주제보다 훨~~씬 어렵다

이부분은 나중에 다시 다뤄보도록 하고



여하튼간에 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다보면 교사는 항상 고민이 많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길을 가다가 '꽃'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꽃'이 놀이 주제가 되었다

아이들에게서 발현된 주제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훨씬 놀이에 적극적이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놀이를 확장시키고 주인공이 되어 신나게 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놀이의 흐름이 흐지부지해지고 관심이 떨어지는 순간이 온다.

교사는 '꽃'놀이를 더 확장시키기 위해 꽃 미술활동도 준비하고, 아이들과 만든 브레인스토밍도 가시화해주고, 아이들의 놀이를 적극적으로 관찰하기위해 카메라에 녹음기까지 단단히 준비했다. 교사는 놀이를 이어가고 싶다. 하지만 어제까지만해도 재밌게 놀던 꽃놀이가 시들해졌는지 아이들은 복도에서 잡기놀이를 하고 포켓몬 놀이를 한다.



여기에서 교사들은 고민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나와 그동안 내가 만났던 모든 선생님들 또한.)




"나 혼자 놀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놀이중심이 맞나?

아이들이 싫어하는데 내가 이 주제를 어거지로 끌고가는 거 아닌가?"




그러다보면 주제를 포기하게 되기도 하고 어찌어찌 어거지로 끌고가서 결국 흐지부지 되어

일명 망한 놀이 프로젝트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놀이가 끌고 갈 교육적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해야한다

그게 교사의 능력치라고도 생각하고


그동안의 나는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주제를 이끌고 전진했다

아이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더라도 교사의 더 큰 리액션과 놀이에 대한 인정, 그와 관련된 교육활동을 제시하면 다시 놀이에는 불이 붙었다

그렇게 놀이가 다시금 진행되면 아이들은 이후에 그 놀이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게 보였다





"grit을 읽으며 이 과정이 grit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교육적 가치가 있다면 밀고나가는 것

놀이 속에서 순간 흥미를 잃거나 어려운 과제에 부딪혀 포기하려고 할 때 끝까지 놀이를 재밌게 이어나갈 수 있게 돕는 것


'놀이중심이니까 애들은 재밌어야해. 재미없는 건 시키면 안되지.' 라는 단순한 걱정보다 아이들이 이후에 무엇을 얻을지를 판단한 후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grit을 기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 아닐까


유치원생들이 무슨 grit이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부디 없기를!

교육의 효과성은 영유아기때가 가장 높다

그래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긍정적 경험과 교사가 줄 수 있는 최선을 항상 고민해야 한다


grit을 길러주겠다는 명분으로 놀이 속에서 교사의 주장을 마구 펼치겠다는 게 아니다

놀이중심에서 교사들이 자주 갈 길을 잃는 그 지점에서

이 책이 이야기하는 끈기를 통한 성취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교사는 그 안에서 교육적 개입을 조금은 적극적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현장에서 또 고민하겠지만

이 책을 계기로 나의 교육방식에 더욱 확신을 가지고 함께 놀이하기로! 

고민의 기로에서 확신을 가지고 교육하기로 했다.




#놀이중심 #유치원교사 #gri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