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있는 양육 유형
1년 전부터 읽고 있는 GRIT
하도 유명한 책이라고 하니 나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서두에서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는 패턴인 것 같아 흥미를 못느껴 여태껏 질질 끌어왔다
어찌어찌 책의 절반을 넘어가니 갑자기 재밌어지기 시작해서 육퇴하면 이 책 읽을 궁리부터 하고 있다
GRIT(그릿)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티끌, 모래알, 아주 작은 돌
2. (어떤 고난도 견디는)근성, 용기, 집념, 투지
당연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릿은 후자이다
저자가 발견한 성공의 중요 열쇠는 그릿이라는 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흠.
뒷심이 약한 나로서는 몹시 부족한 덕목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 더 열심히 읽어봐야지 아자! 하고 재미를 붙여서 읽어가는 중인데
내가 얼마전부터 엄마가 되어있다보니
여러 챕터 중에 그릿이 있는 아이로 키우는 파트가 가장 인상깊게 읽혔다
그릿이 있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애정(지지)과 통제(요구)를 가져야 한다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임용고시 공부할 적 부모교육 파트에서 공부했던 내용이다
바움린드의 양육행동 그래프를 다시 보니 새삼 반갑더라
하여간에 바움린드 양육행동 그래프의 축을 보면
애정과 거부, 통제와 허용으로 각각 나누어져있다
그릿에서는 지지와 지지하지않음, 요구와 요구하지 않음으로 다뤄지고 있는 부분이고 같은 내용인 듯 하다
그 중 애정과 통제에 속하는 '권위있는 부모' 즉, GRIT에서의 '현명한 양육방식'은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고, 아이에게 더 많은 성취를 해나가도록 요구하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사랑과 믿음을 주고 아이를 그냥 믿어줘라! 라는 게 더 좋은 거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부모의 기대와 규칙을 준수하도록 하는 엄격한 훈련이 포함된 통제는 아이의 행동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어떤 바운더리 안에서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지의 한계를 설정해주기 때문에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통제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아이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처벌적이거나 지나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부모가 애정과 통제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자신감과 사회성 발달, 학업성취 및 정신건강에 긍정적 발달이 이루어진다." (내가 공부하던 배지윤의 아테네에서 따온 부분)
그릿을 읽다보니 내가 어떤 부모가 되면 좋을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나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내 시대 때에는 문구점에서 사랑의 매를 보편적으로 파는 문화였고 체벌을 꽤 오랫동안 받고 자랐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바움린드 표에 따르면 권위적주의적 양육행동 = 독재적 양육방식에 의해 자라났다
공부하라고 할 땐 죽어도 안하고 성적표 가져가는 날은 맞는 날이었던 내가
필요에 의해 스스로 공부하고 임용고시 서울 수석으로 합격했다
그런 내가 이제와 생각해보니 처벌은 자식입장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공포와 회피만 자극할 뿐
현명한 양육유형은 까딱하면 독재적 양육유형으로 돌아서기 쉬운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 내가 '통제=요구'를 사용할 때가 된다면 그 기준을 명확히 하고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함께
모범이 되어 가족의 규칙을 지켜가도록 해야겠다
많은 규칙으로 행동을 명확히 설정하지만 지나치거나
처벌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그를 행하려면 당연히 넘치는 사랑과 애정이 기반이 되어야겠지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에 대해 믿고 민감하게 반응해줘야한다
아이를 어린나무에 비유한 루소의 이야기처럼 내적 발달의 성향을 바탕으로 성장해가는 것이 아이들이기 때문에 각자의 흥미와 요구가 발현되는 시기는 모든 나무들이 다르듯 각기 다르다
이를 부모가 관찰하고 기다려주며 적합하게 지지해주는 것이 그 역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