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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Apr 19. 2022

리더의 용기

팀장에서 리더가 되기까지 - 사소한, 일상적인, 순간적인


이 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용기’란 대담함, 냉정함, 과감함을 뜻하지 않는다.




여기서 끄집어내는 용기는

사소한

일상적인

순간적인

용기를 말한다.


---


팀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이불 킥을 했던 때는 평소의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하지 못했을 때다. 순간적인 비겁함을 보였을 때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팀원이자 PM이 대표, 임원진 앞에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나 역시 담당 팀장으로서 자리를 배석했다.

그런데, 한창 PT가 진행되는 중에 대표는 말을 끊고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세부 사항 중 회사가 추구하지 않는 메시지가 나왔던 것이다. 10여 명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대표는 팀원인 PM을 무척 나무랐다. 갑작스러운 지적에 모두가 얼었다. 더군다나 대표는 팀원의 독단적인 결정인 것처럼 몰아갔다.

그 장표는 나도 발표 전 검토했었다. 대수롭지 않은 문구라 생각했고, 이걸로 대표가 지적할 줄 몰랐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나는 그 장표를 못 본 듯 말했다. 회의는 결국 팀원만 궁지에 몰리면서 마무리됐다. 발표 이후 팀원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본인의 실수라고 했다.


그 후로도 이런 상황은 몇 차례 더 있었다. 대표는 고객과의 점심을 위해 주문한 도시락 배달이 늦는다고 팀원을 나무랐는데 나는 당시 상황이 너무 급작스럽고 당황스러워 어떤 말도 못 하고 멀뚱히 서있었다. 내가 확인하고 오케이 한 식당이었는데도 말이다.

 

지나고 나서 당시를 생각해봤다.   

내가 먼저 나서서 상황을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그때는 왜 그랬을까.


대표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중요했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해봤다. 또 다른 변명.. 일과 업(業)에 대한 나만의 철학이 없으니 이리저리 휘둘리며 확고한 생각을 말하지 못했다. 솔직히.. 내가 싫은 소리를 직접 듣기 싫었던 비겁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몇 번의 이불 킥을 하고 나서야 사소한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추구하는 맞는 것과 아닌 것을 찾고,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게 용기를 냈다.

 

용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용기도 타이밍이고 센스다. 뒤늦은 용기를 내봤자 효과는 반감된다. 타이밍에 맞춰 센스 있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 이것도 할수록 는다.


반대로 침묵할수록 비겁함이 쌓인다. 순간적으로 보였던 비겁함은 팀원에게 아쉬움, 서운함, 때론 배신으로 오랫동안 남는다. 결국 나도 모르게 주변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먼저 팀원이 나를 떠날 거다. 내가 침묵했듯, 팀원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떠날 거다. 게다가 나를 믿는다고 생각했던 상급자, 대표도 결국엔 나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거다.


떠올려보자. 매우 일상적인, 순간적인 상황에서 비겁한 모습을 보였을 때가 없었던지. 그러면서 대담한 전략, 큰 그림을 그리면서 리더 흉내를 내고 있는 건 아닌지.


용기 내는 법. 머뭇거리지 말고 순간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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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리면 틀린 대로 나를 드러내면 결국엔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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