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고 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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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지
- 응?
- 요즘 후암동 사람들이 많이 가는거 알어?
- 그려?
- 불편하고 낡은게 좋다며 해방촌으로 간다네
- …
- 이해할 수 없지, 우린 그렇게 싫어했잖아. 가뜩이나 좁은 골목에 뭐 그리 고철들이 많은지 지나다니기도 힘들었잖아. 그리구 집 올라가는 계단은 어찌 그리 높던지. 나 어릴적에 가랑이 찢어지는구나 했어.
- 허허
- 근데 요샌 거기서 사진들을 찍는대. 불편하고 신기하다며.
- 신기하네.
- 맞어 신기해. 아, 아부지, 그 때 저거 타워 봤어?
- 글씨다, 기억 안나는디.
- 나 학교 끝나고 돌아올 때, 남산 밑으로 걸어다녔잖아.
- 그랬나.
- 그랬어. 남산 밑으로 걸어다니니 저런게 있었는지 나도 기억이 안 나. 근데 이제서야 저걸 보내, 그렇게 가까이 살았으면서 말야.
- …
- 그래, 그렇대.
- …
- 아유, 밤 늦었다. 얼렁 자 아부지.
(창 밖, 풀벌레 소리)
위 글은 인스타그램 @23leesaam 혹은 #이삼로그 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