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스탈 Jul 20. 2023

특별하다는 착각

회사에서 응석부리기 금지

경력직으로 회사를 여러번 옮기면 자신은 특별하다라는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물론 이 세상에 자신은 특별한 존재지만 회사에서 자신은 특정 포지션에 필요한 존재일뿐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적임자를 찾기 어려워 오래 비어있던 포지션을 자신이 채운다 해도 특별해서가 아니라 적절하기 때문이며, 연봉을 잘 받은 이유도 자신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포지션이 그 값이라서다.


보통은 그걸 모른다. 자신이 너무나 특별하고 똑똑하며 대단하다는 착각을 퇴사하는 날까지 하고 산다.

인정할 수 없는 상사 나부랭이한테 빨간펜 당하고,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 상사와 관련 조직, 사람들에 대한 억울함으로 훽 돌아버린 나머지 특별대우를 하지 않는 헤드 혹은 대표이사와 담판을 짓겠다! 하며 덤비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담판이 필요한 경우가 있겠지만 층층시하 말단직원으로 의사결정자와 담판을 지을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렇게 담판지어서 뭘 얻을 수 있을까? 다행히 자신의 생각이 관철된다면 인생이 즐거워질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안타깝지만 자신이 일당백 천재개발자라 모든 것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놀리고 있거나, 어마무시한 영업의 신 정도 되지 않는 한 그 담판은 백이면 백 자신이 진다. 최종의사결정자가 나를 쓸지 말지 답을 듣겠다! 라고 면담을 하면 자신의 다이렉트 상사와는 영원히 안녕이고, 직속 직원으로 쓰지 않는 한 어떤 조직에라도 넣어둬야 하는데 상사를 인정하지 않을게 뻔한 직원을 둘 만한 조직이 있을까? 게다가 특정 업무를 가진 상황에서 내부에 관련 조직은 유일하거나 유사 업무도 한계가 뻔한데?

지면 퇴사 혹은 시련의 버티기만 남는다. 퇴사 후에 더 잘 맞는 곳을 찾아갈 수도 있다. 회사와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지 못하면 대가를 치뤄야 한다.


정말로 희망없는 조직이라 퇴사가 목표라면 담판 짓기 전에 퇴사를 하면 되는데 굳이굳이 최종의사결정자와 담판을 지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겠다고 덤비는 것은 소위 주제파악이 안돼서다. 나는 특별해, 대단해 라는 마인드는 응석 부리는데 쓰라고 있는게 아니다. 역경이나 스트레스에 굴복하지 않는 방어기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특별하고 대단한 자신을 어필해서 회사가 내 존재를 감사하게 만들고 특별대우를 받겠다 혹은 내가 회사를 팽해버리겠다는 생각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그게 먹힐거라 생각하니 시도하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난 할말 하고, 아쉬운거 없다는 생각을 하니 담판 운운하는 짓을 한다. 그전에 잠시라도 제정신을 갖고 자신의 상황을 판단해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럴 정신이 있다면 애저녁에 그런 상황에 스스로를 빠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