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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n 27. 2024

[41일째][6월27일] 당근마켓 동네생활

상사께서 일을 주셨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바둑 모임을 하시는데, 인원 모집을 하고 싶다며 인터넷에 올려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출판사에 일하러 왔는데, 이런 사사로운 심부름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네, 알아보겠습니다, 라고, 깍듯이 대답했습니다.


이런 구인 광고를 올린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예전에 한번 봐둔 곳은 있었습니다. 바로 '당근마켓'입니다. 동네 기반 중고 물물교환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유명하지만, '동네생활' 게시판을 들어가면 스터디, 영화, 조깅, 또래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늘 이런 모임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저한테는 마치 테스트 기회가 된 셈이 되었군요. 저는 상사께서 시키시는 대로 구인 공고를 썼습니다.


- 바둑 모임에 나오실 분 -


안녕하세요, 회사 대표님께서 

매주 금요일 점심쯤 바둑 모임을 하시고 있거든요.


모임에 나오실 분을 구하고 있습니다.


70대인 대표님과 연배가 비슷한 분들이 좀 계시는데, 

바둑을 잘 모르시더라도,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생각하시고 오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장소는 홍대입구역 옆에 있는 XX빌딩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챗 부탁합니다. 


자유롭게 문의 주세요.


사실 당근마켓 이용자가 대체로 젊은 층이고, 지역이 홍대이기 때문에 사람이 과연 모일까, 그런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틀 만에 "쌩초보인데 갈 수 있을까요?", "나이가 어린데 괜찮겠습니까?"라고 댓글이 달렸습니다. 저는 바로 상사의 연락처를 댓글로 달며 이쪽으로 연락해 보시라고 썼습니다. 


퇴근 전 상사께서 웃는 얼굴로 오셨습니다. 그중 한 명과 통화했는데 내일 오기로 했다며, 준프로급이 오다니, 한번 가르침을 받아봐야겠구먼! 하시고는 신나 하셨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어서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을 처음 써봤는데, 생각보다 이용자들이 적극적이고 반응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웬만한 커뮤니티보다 좋아 보이는군요. 이 정도면 저도 나중에 기회가 생겼을 때 한 번 이용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200자 원고지: 6.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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