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호 Jun 20. 2017

바람은 알고 있겠지


바람은 알고 있겠지

                       

                         박 호   


바람이 분다

바람은 불을 지피기도 하고

불을 끄기도 한다


바람은 알고 있겠지


바람이 꽃을 꺾지 않는 이유를

불이 꽃을 태우지 못하고

불씨를 남겨 둔 것은

신의 실수가 아니었음을


바람은 알고 있겠지


불은 자신을 태워서

빛으로 어둠을 밝히고

지옥을 예비하신 신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언제나

어둠 속에 존재하는 불씨는

마지막을 예비하신

그분의 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문학예술 2017 여름호>



매거진의 이전글 봄 언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