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호 Sep 17. 2017

부표浮標

부표

박 호


파도의 울음소리 처량한 것은

지천에 뒹굴고 있는 

모오리돌들 모서리 갈닦고

해묵은 흉터 지우는 슬픔 때문이고

깊은 바닷속에도

짜디짠  소금기가 가시지 않는 것은

사람 닮은 부패한 내장이 

고통의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까닭이지

모오리돌들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

바닷속 시커먼 암세포를 걷어 내려고

표지 없는 부표 하나 일렁일렁

황혼에 유랑 수행 떠난다

수평선 너머 멀리 하늘과 무저갱 사이

투명한 하늘빛으로 마음을 비우려고,

마음 내려놓고 되돌아오려고.



문학예술 2017 여름호


매거진의 이전글 바람은 알고 있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