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
박 호
들녘에 홀로 피어난
야생화 꽃대마다
꿈이 꽃처럼 곱게 서려 있으니
꿈꾸는 이는
꿈이 서린 꽃을 찾아
마주 보며 꿈에 젖는다
세월이 가면 꿈은 점점 줄어들지만
변곡점 지난 시간은
앞으로만 흘러가는데
시간이 머물다 떠나간 자리에
이름 없는 빗돌 하나 남기려
꿈은 자꾸만 잊혀 가는 과거로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산다는 것은
영혼의 꿈을 불러들이는
육신의 꽃이 피고 지고, 또
흘러가는 것과 되돌아가는 것
찾는 자와 숨는 자가 벌이는 술래잡기
나와 꽃과 꿈이 돌아가며
술래가 되듯이.
<한국문학인> 2017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