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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Mar 27. 2018

진세

진세


박 호


꽃이 피기도 전에

흙으로 빚은 꽃가루로

온 세상을 뒤덮은 미세먼지 바람은


누가 알랴

국경 너머 알 수 없는

대자연의 음모


바람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비수로 자행하는

총성 없는 살생인 것을


어차피

영혼이 쓰다 버린 세상은

흙에서 흙으로 돌아가는 진세塵世이려니


사념은

꽃가루와 미세먼지 사이에서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2017 <삶의 노래는 향기롭다> 중에서

허허(虛墟)/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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