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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May 03. 2023

바람으로 피는 꽃

바람으로 피는 꽃


박 호


간밤에 장대비 그친 후
거칠 것 하나 없는 하늘이 지척인
산마루에 자리 잡고
한때 일던 바람으로
순간에 피어난 꽃


이생의 소실점에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송이 외로운 꽃을 피우기 위해
해산의 고통으로 바람은
그토록
소리 내어 울었나 보다


한때는
한갓 바람이었던 그 꽃.


註) 2020년 계간 <문학예술> 여름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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