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와 이상 사이에서
공무원을 그만두면 뭘 하고 살 수 있을까, 생각은 자주 한다.
하지만 이내 그 생각이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실 또한 명확히 알고 있다.
꿈이야 실컷 꿀 수 있지만, 밥은 누가 먹여줄 것인가.
빌어먹으며 사는 삶에서 나는 과연 얼마나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을까.
글만 쓰며 산다는 것은,
어쩌면 그 모든 비루함을 감내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달 스쳐 지나가는 월급이라도 수중에 몇십만 원이 남는 삶과,
일 년 내내 십만 원도 겨우 벌까 말까 한 삶은 아무래도…… 너무나도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세상에 '순수한 문학가'는 없을지도 모른다.
순수한 삶을 살기에 세상은 너무나도 속물적이다.
아니,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속물적이기를 비정상적으로 강요한다.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싫어도 집 얘기, 돈 얘기, 투자 얘기를 해야만 하고,
예술과 문학, 과학 이야기는 그를 위한 배경지식으로 전락할 뿐이다.
"그래서, 그게 돈이 돼?" 누군가가 던지는 그 의문 하나만으로,
내가 꾸는 모든 꿈들은 한 방에 산산조각 나버린다.
그런 세상 속에서 나는 서 있다.
목에는 공무원증을 걸고, 손에는 펜을 쥔 채로, 두 갈래로 난 숲길 사이,
그 어디쯤에 난 샛길을 갈지 말지 여전히 고민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