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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밀한필체 Aug 17. 2023

저녁 달리기

노을이 채 넘어가지 못한 저녁에

신발을 골라 신고 다리를 턴다.

아직은 뜨거운 입김을 부는

주홍빛 하늘 아래서 박자를 맞춰 팔을 흔든다.


하나 둘 하나 둘 구령도 없이

촤르르 무너지는 강물 소리와

맬 맬 징징대는 매미 소리에 맞춰

헐떡이는 콧소리로 도로를 타박한다.   

  

머리 위 자그마한 먹구름이

한낮의 걱정으로 달궈진 몸을

소금기 가득 머금은 빗방울로 적신다.     


완전히 감색으로 물든 하늘 아래

푹 젖어서 털레털레 되돌아오는 이의

눈에는 자그마한 별빛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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