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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철 Nov 10. 2024

시골장터

장날

오늘은 시골읍내 장날이다, 입동이지만 따뜻한 날씨가 기 좋게 만들어 점심을 먹고 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근처 식당을 찾다가 순대 국밥집에 앉아 주문을 하니 정갈한 반찬들이 나왔다. 김치가 맛있고 양파는 한입 베어 먹으니 매워서 코가 알싸하게 느낌이 전해져 왔다. 조금 기다리니 뚝배기 그릇에 김이 펄펄 나는 순댓국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그릇은 열기가 그대로 살아 있어 좋다.  밥뚜껑을 열고 국에 순대를 건지니 양이 많았다. 다른 곳에 덜어 열기를 식히고 김치와 함께 먹으니 꿀맛이었다, 12시쯤 되니 식당에 사람들이 들어오고 동네 주민들은 반갑게 인사도 나누었다. 계산을 마치기 전 사장님께 시장 가는 길을 묻고 행복한 기분으로 시장으로 향했다. 조용하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모퉁이를 돌아가니 텃밭에 심어진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키워진 작물을 보니 주인이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 알 수 있었고 방앗간은 깨를 볶느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시장이 보이는 곳까지 걸어가니 소소하지만 장날이 열리고 있었다. 상인들의 목청이 높아지고  생선장수 옷장수 다양한 품목이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없고 동네 주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정감이 있는 시장 모습이 보기 좋았다. 길을 따라 걷다 골목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반대쪽으로 갈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고양이가 놀라 도망을 가고  익숙하면서 먹어본 듯한  고소한 냄새가 났다.

하늘도 바라보고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장날  기분이 묘해졌다.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왔는데 넓은 운동장과학교가 예쁘게 보였다.

이런 학교를 다니면 즐겁게 다닐 수 있겠다 싶은 추억을 떠올렸다.  오늘 하루 장터를 구경하면서 다가오는 겨울을 따뜻하게 맞이해야겠다 하며 전국 시골 장날의 아름다움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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