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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사엄마 Jul 02. 2018

먹는 무좀약에 대한 이해

간독성이 있다고 하는 먹는 무좀약, 그 종류와 현재

                                                                                                

여름은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서 옷도 가볍게 입습니다. 그리고 발 역시 샌들이나 슬리퍼와 같이 양말 없이 신을 수 있는 신발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평소 무좀이 있는 분들은 이 발을 드러내 놓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여름이면 무좀약 처방을 받으러 병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무좀약은 바르는 일반의약품

                                                                                                   

많은 이들이 가장 손쉽게 접하는 무좀약은 바르는 약입니다. 라미실크림1%가 가장 많이 알려진 바르는 무좀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외에도 카네스텐크림, 로푸록스겔, 바렌굿겔, 피엠졸, 테나핀크림 등 다양한 바르는 무좀약들이 있고, 최근에는 1회 사용만으로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형태의 약들도 나와 있어서 그 선택의 폭은 넓은 편입니다.                     
                              


아무리 바르고 뿌려도 낫지 않는 무좀, 먹는 약은 없을까?

                                                                                                  

무좀의 원인은 곰팡이입니다. 피부 사이사이에 곰팡이가 서식하는 것이죠. 사실 곰팡이라는 녀석을 포자로 번식을 하기 때문에, 워낙에 잘 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번 증식한 무좀 곰팡이균은 발에서 잘 떨어져 나가지 않죠. 그래서 무좀을 박멸해 보겠다고 목초액이나 강한 식초 등을 사용해 보기도 하지만, 곰팡이 균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몇 달 후 다시 고개를 내밀기도 할 정도로 질긴 녀석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은 강한 무좀약! 먹거나 주사하는 무좀약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먹는 처방약으로 나오는 무좀약은 위에서 언급한 플루코나졸, 이트라코나졸, 테르비나핀, 이렇게 3가지를 꼽습니다. 주사제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암환자나 면역 질환자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열외로 하겠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먹는 무좀약, 플루코나졸 fluconazole 

                                                                                                  

대부분 먹는 무좀약을 처방 받았다고 하면, 10명 중 7-8명은 플루코나졸 처방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두 가지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위에서 열거한 3가지 먹는 무좀약은 모두 간독성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3가지 약 모두 간으로 대사되며, 간에 대한 부담이 상당합니다. 

약을 먹는 동안 술을 절대 먹지 말라고 의사와 약사들이 신신당부를 합니다. 이미 케토코나졸(ketoconazole)은 약을 먹은 환자가 간독성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어서, 현재 먹는 약으로 처방되지 않고 샴푸형태 혹은 바르는 크림으로만 나올 정도입니다.

또한 현재 처방되고 있는 약들도 치명적인 간독성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플루코나졸만 해도 fatal hepatotoxicity(치명적인 간독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간독성이 약의 용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용량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단서가 항상 붙습니다.         
       

대표적인 플루코나졸 먹는 약, 푸루나졸


주 1회 먹는 플루코나졸, 무좀약 시장의 강자가 되다 


                                                                                             

그 놈의 간독성이 뭔지, 약을 먹는 날 전후로 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의약사들도 심심치 않게 만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술은 금기라고 못 박는 의약사들도 본 적이 있을 정도로, 먹는 무좀약의 간독성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는 편입니다.                                                   


이는 플루코나졸 뿐 아니라 #먹는무좀약 모두가 간 독성이 나타나면, 절대 회복되지 못하는 수준으로 간이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먹는무좀약 용량을 최대한 줄이고, 먹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솔직히 무좀 치료한다고 해서 술 먹지 말라고 하면, 이걸 몇 개월 내내 참으실 수 있는 분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덕분에 주 1회만 먹어도 되는 플루코나졸의 먹는 무좀약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플루코나졸은 약 100개가 넘는 회사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정도로 이미 플루코나졸이 먹는 무좀약의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트라코나졸 itraconazole, 한 때의 영광을


국내 의약분업 제도가 자리잡기 전, 약국에서도 이트라코나졸은 대단한 열풍이 불었던 무좀 치료제입니다. 한국얀센이 <스포라녹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먹는 무좀약을 소개했는데, 무수한 약국에서(참고. 당시에는 병의원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스포라녹스를 정말 많이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트라코나졸의 경우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최소 7일, 길면 3개월까지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분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심지어 이 약을 먹는 동안은 술을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으니까요. 특히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먹는 무좀약 치료하다가 포기하신 분들도 많다고 하죠. 


어찌되었든 이트라코나졸의 효과는 입증되었으나, 간독성이 우려되어 술을 제한하면서 환자들이 치료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던 약입니다. 먹는 방법 때문에 이트라코나졸 대신 플루코나졸 처방이 더 많은 편입니다. 이트라코나졸은 캡슐은 현재 10여개 회사에서 해당 성분의 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트라코나졸 대표약 스포라녹스

테르비나핀terbinafine, 경쟁에서 밀려난 먹는 무좀약?


테르비나핀은 <라미실>이라는 브랜드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라미실은 흔히 바르는 무좀약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게 있죠. 하지만 먹는 무좀약도 있답니다. ^^ 

라미실의 경우 의약분업 이전에는 크림으로 바르는 약만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미실=바르는 무좀약> 이렇게 인지하고 있었죠. 이것은 현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라미실정을 판매하고 있는 노바티스에서는 의약분업 이후에 바르는 약보다는 먹는 약 선호도가 높아질 거라는 생각에 국내에 테르비나핀 정제를 2003년에 들여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되었든 라미실정은 그닥 세상에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약이란 생각이 듭니다.                          
                         

                                                                                           

테르비나핀이 국내에 먹는무좀약으로 들어온 것 까지는 좋은데, 먹는 방법을 보면 매일 먹어야 한다는 것이 발목을 잡습니다. 중간중간 회식도 있고, 출장도 가야 하는 직장인들은 술 문화도 만만치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런 덕분에 간에 부담을 주는 약을 매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높은 사람들은 치료를 포기합니다. 

다만 테르비나핀은 플루코나졸이나 이트라코나졸과는 좀 다른 경로로 무좀을 치료하기 때문에, 플루코나졸이나 이트라코나졸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테르비나핀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약입니다. 

현재 테르비나핀은 국내 30여개 회사에서 생산 중입니다.                   
                              


라미실정

                                                                                                 

국내에서 많이 처방되고 있는 먹는 무좀약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이들 약들에 대해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손발 무좀에 비해 조갑진균증(손발톱무좀)의 경우 치료 기간이 6개월은 기본으로 이야기할 정도로 길고, 정작 치료가 된다고 하더라도 변형된 손발톱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그래서 무좀은 걸리는 것보다 평소에 걸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고, 무좀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초반에 빠르게 치료해야 합니다. 그만큼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 무좀입니다. 

아차! 그리고 또 하나 당분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먹는 무좀약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서만 구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주세요. 이는 여러분들의 간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약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해 놓은 것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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