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빵 시리즈
업무적으로 읽고 싶은 책들이 꽤 많이 있지만 실제로 마음 처럼 책을 읽어내기 쉽지 않다. 늘 새해, 월초에 책을 읽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고 두 세권 책을 읽고 나면 눈에 보이지 않은 피로도가 쌓여 다음 책 읽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다가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만다.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이 눈에 띠면 바로 구매하는 편인데 그 구매의 순간의 느낄 수 있는 얻기 쉬운 만족감 덕분에도 실제 책 읽어내는 것으로 이어지지 못하는데 한몫하는 것 같다.
몇년 전에 책을 꾸준히 읽고 싶다는 마음과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 하던 차 비슷한 생각의 지인들과 북스터디를 시작했다. 한권의 책을 한달에 두 번, 출근 전 아침 시간에 1시간 동안 모여 책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소설이 아니라 경영관련 도서이기도 하고 전직장 동료로 구성된 모임이다보니 업계도 직군도 협업하던 사이라서 책을 통해 일이나 직장생활을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 바로 반영해볼만한 액션아이템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4개월 간 인스파이어드, 린스타트업, 린고객개발, 뇌생각의한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같은 책, 여러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경험이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그 뒤로 정기적으로 책을 읽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기획자/PM 커뮤니티에서 평균 1개월 한번꼴로 책을 지정해서 나눠 읽고 내용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북앤빵] 모임을 만들었다. 책을 마지막장까지 전부 읽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도 벗어날 겸 여러명이 책을 나눠 읽고 서로에게 알려준다는 방식의 북클럽이다. (물론 책 전부를 읽어도 된다.)
작년 2022년에는 고정 멤버 몇명을 중심으로 린시리즈 완독를 목표로 린 고객개발, 린 스타트업, 린 분석, 린 UX, 린 스타트업 실전 UX, 린 마인드셋, 린 AI 책을 다 같이 읽고,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정 멤버 중 한명인 그레이스는 책을 읽을때마다 브런치에 기록을 남겨두었다.
올해 2023년에는 작년의 고정 멤버에 커뮤니티에서 참여인원을 확대해서 진행하고 있다. 작년과 다른 것은 고정 멤버가 책을 선정, 선정 된 책으로 참여인원을 모으고 매주 책을 얼만큼 읽었는지 공유하고, 구글 밋에서 만나서 각자 맡은 책 분량을 요약하고 생각을 나눈다. (물론 그 뒤에 클럽하우스에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월에는 “왜 일하는가" 2월에는 “원씽-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으로 10명 정도되는 인원들이 모여서 2시간 남짓 진행을 했고, 3월은 “다이버시티 파워-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에 대해서 진행 예정이다.
책을 나눠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은 문장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다채롭고 입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와닿는 부분이나 해석이 다르게 된다. 같은 내용이라도 작년과 올해 읽었을때 또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현재 무슨 고민을 하는지, 다른 사람은 또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혼자 읽었다면 오직 나의 지금 상황에서 느낄 수 있었던 한가지 버전의 경험만 가질 수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경험을 나누면 다양한 시점으로 책을 여러 차례 읽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얼라인이 잘된 지인들끼리면 책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상대방에 대해서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매번 모르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경험의 다양함이 주는 재미가 있다.
아직 책을 꾸준히 읽는 힘이 부족해서 강제적인 상황이 필요하고, 소셜하게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변 지인들과 쉽게 도달가능한 목표(1달에 1권)을 잡고 같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사람을 모으기가 쉽지 않으면 북클럽에 참여해보자. 북앤빵에 직접 참여해보거나, 클럽하우스에 와서 책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부터 추천한다. (참여방법은 댓글을 확인해주세요)
무엇인가 해낼 의지라는 것은 스스로의 힘과 자제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을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즉, 혼자서 책을 꾸준히 읽어낼 힘이 없다면 그럴 수 있는 환경을 통해서 시도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