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다합, 내가 여기 있으니 이제 괜찮아 (09.2017)
이집트 다합에서 만난 수잔과 유는 다섯 평 정도 되는 작은집에서 함께 지냈다. 침대 머리맡에는 큰 창문이 하나 있는데 더운 날 그 창문과 대문을 모두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온 집안 구석구석을 씻어냈다. 두 사람은 가끔 입고 있던 옷을 훌렁 벗고 창문과 대문을 열어놓은 채로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그때마다 고양이 한 마리는 침대 쪽 창문으로, 다른 하나는 대문으로 기어들어와 두 사람 위에 올라와 앉았다. 그리고는 얼마나 밖에서 뛰어놀았는지 미동도 없이 축 늘어져 세상모르게 잠을 잤다.
수잔은 그녀 위에서 느껴지는 고양이의 따뜻한 체온이 좋았다. 마음 어딘가를 뜨끈하게 데워주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눈을 감고 가만히 고양이의 숨 쉼을 느끼고 있으면 왠지 '내가 여기 있으니 이제 괜찮아' 라고 말하는 것 같아 고양이가 잠에서 깨 그녀의 곁을 떠날 때까지 가만히 두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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