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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Oct 22. 2017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

스페인 캄포스, German Hippie 29.09.2017



스페인 캄포스, German Hippie (29.09.2017)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중 캄포스 마을의 공립 숙소에서 마주친 A는 깃털들이 여기저기 꽂아져 있는 모자를 쓰고 다섯 갈래의 레게머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깃털들과 다섯 갈래 머리가 살랑살랑거렸다. 수잔은 A를 처음 보자마자 그의 머리 모양, 얼굴 표정, 쓰고 있는 안경, 입고 있는 옷 등 여기저기를 정신없이 쳐다봤다. 길을 걸으며 만났던 외국인들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수잔을 보며 들고 있던 나무 막대기를 휙휙 돌리면서 우스깡스러운 포즈를 지으며 웃었다. 

A는 자신을 'German Hippie'라고 소개했다. 그는 말할 때 발음이 많이 어눌했는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그는 몸을 기울여 사람들의 얼굴 쪽에 귀를 가따대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A는 샤워를 하고 나오더니 숙소를 옮길 거라 했다. 이유인즉슨 순례길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이곳이 아닌 다른 숙소에 있는 것 같다며 여자가 있는 숙소로 간다는 것이었다. 수잔은 짧은 만남이 조금 아쉬웠지만 A의 설레는 사랑을 위해 그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놓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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