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W Brasil는 Polo를 선보이며 B세그먼트 시장 탈환을 선언했다.
최근 VW Brasil이 브라질에 Polo 출시했습니다.
VW에게 Gol과 Fox라는 남미 전략 모델이 있어서 인지, Polo는 B세그먼트 시장이 강한 브라질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모델은 아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Polo MK4 페이스리프트를 팔고 있었으니까요. 그 당시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는 Polo MK5 페이스리프트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남미 전략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면서, 폴로를 가지고 올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지요.
Gol에 대해서 잠깐 설명해드리면, Gol은 VW의 남미 전략 모델입니다.
1980년 첫 생산 당시, 아우디 80의 플랫폼인 BX platform을 브라질로 가지고 와서 생산해, 아르헨티나나 칠레, 우루과이 등으로 수출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 왜건형 파라티(Parati), 픽업형 산데이로(Sandeiro), 세단형 보기(Voyge) 누적 판매대수가 약 11 Mil, 천백만 대가 팔리며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 국민차'로도 불렸습니다.
최근 들어 VW Brasil이 '브라질에서 한 때 시장에서 싸움 좀 했었던 형님'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주력모델로서, 한 때 VW가 브라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효자 모델인 Gol의 추락 때문입니다. B세그먼트는 유럽도 마찬가지겠지만, 브라질 역시 두터운 판매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Gol의 위치는 무너뜨릴 수 없는 부동의 1위 자리라고 했지만, 그 자리를 위협할 경쟁 모델들이 줄줄이 출시되었죠.
경쟁사들은 약 5,6년 전부터 B세그먼트 시장을 겨냥한 모델들의 상품성이 뛰어난 모델들을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부동의 품질과 디자인을 가졌던 Gol을 뛰어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쉐보레의 Onix와 현대의 HB20는 가격도 저렴하고, 제품 마감이나 품질이 Gol을 앞서며 빠르게 시장 점유를 높이기 시작했죠. 참고로 현재 쉐보레와 현대의 위 모델이 B세그먼트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링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협에도 VW는 시장 파악이 매우 늦었던 것 같습니다.
두 모델 판매가 높아지고 있는데, VW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전에 하지 않았던 '옵션질'(패키지 형태의 편의장비 옵션을 만들어 자동차 가격을 높이고 편의장비를 강매하는 방식)을 통한 최악의 판매방식을 이뤘습니다.
예컨대 새 모델이 나올 때 최하위 트림은 후방 와이퍼까지 빼는 등의 원가절감과 옵션 강매를 했었죠. 이점이 쉐보레와 다른 점이었습니다. 쉐보레는 편의장비 옵션을 매우 심플하게 운영하고 트림도 LT, LTZ로만 운영해 최하위 LT를 선택한다고 해도 웬만한 장비는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 이런 판매 형태는 그동안 30년 가까이 쌓은 명성에 흠집을 내고 2017년 현재 Gol의 판매율 8위까지 주저앉혔습니다. 주력 시장에서의 실패는 결국 점유율 하락을 불러왔고 현재 판매 톱 3에서 이름을 내렸습니다.
또한 피아트가 B세그먼트 시장에서 Argo를 출시하고, 내년에 Etios를 대신해 토요타가 Yaris까지 가지고 온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VW Basil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브라질 생산 라인업을 정리하겠다며 Fox와 Gol을 대신해 Polo를 브라질에서 생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뭔가 화끈한 투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디젤 게이트 이후 다른 시장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라인업을 심플하고 단순하게 가지고 가겠다는 의미도 포함됩니다.
결국 얼마 전 기대를 한 껏 받으며 6세대 Polo를 드디어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오너들이나 언론에서 브라질의 전략 모델인 Gol이나 Fox이 VW가 해외에서 판매 중인 Polo보다 못했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지역적 소외감과 나름 박탈감을 갖고 있었죠. 마치 그런 그들에게 준 VW의 선물이라고 해야 하나?
현지 자동차 매거진 역시, 드디어 VW가 브라질 시장에서 뭔가 보여주는 구나라는 논조로, 매거진과 오너들은 6세대 Polo 출시를 매우 반겼습니다.
하지만, Polo MK6의 브라질 진출 역시 자동차 전문매체 들에 의해서 문제제기가 되었습니다.
브라질 내수에서 판매할 모델과 유럽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델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ACC 같은 안전장비들과 Start-Stop 기능들이 빠졌는데, 이건 둘째 치더라도, 기본적으로 품질이 다르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지적한 내용은 신자 발표회에서 봤던 Polo가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6세대 폴로와 달리 대부분의 실내 마감이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헤드램프도 LED 버전은 브라질에서도 판매되는 상위트림에서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GTI, 1.5 TSI 모델이 빠지고, 트랜스미션도 애초 VW Brasil이 예고했던 것과 달리 DSG를 대신해 팁트로닉 6단을 물렸습니다. 이에 유럽시장보다 비싸게 팔면서 원가 절감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요. 트랜스 미션도 1.6 엔진 대에서는 수동과 MSI를 선택할 수 있지만, 1.0, 1.4 TSI에서는 유럽과 달리 수동 모델은 마지고, 팁트로닉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VW Brasil이 집중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비주얼 콕핏(virtual cockpit).
Polo 출시 전부터 <넷 플렉스>를 통해 이걸 홍보하기 위한 단편 드라마까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주얼 콕핏을 선택하려면 역시 상위 트림을 선택해야 합니다.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브라질 소비자들은 VW의 옵션질에 또 분통을 터뜨리고 있죠.
결국, Polo는 출시하자마자 '시장 차별'이란 불명예를 안으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격 경쟁력 역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 VW Gol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인터넷 오너들의 덧글을 보면 폴로를 풀 옵션으로 사느니 아우디 A3나 Golf 중고를 사겠다는 의견도 많으니까요. 기대와 달리 오너들의 실망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또한 Polo가 앞으로 힘들 수 있다는 전망 중에 하나가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와 같이 기존 저가의 시장 전략 모델 출시가 아닌, 글로벌 베스트셀러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결국 VW는 Polo를 통해서 브라질 시장에 대한 진정성만 의심받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이든 마찬가지이지만, 한번 잃은 신뢰는 쉽게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From Sao Paulo
by N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