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Live on LATAM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al IK Jul 14. 2016

[Car] 남미에서 Hybrid 타기. 01

VW Golf 7 1.4 TSI와의 이별 

"Golf를 팔다"


최근 문제가 생긴 VW Golf를 처분했습니다. Hybrid 썰에 앞서 이전에 타던 차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처분하게 된 VW Golf는 나에게 있어서 매우 특별한 차였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 모 자동차 매거진에서 기자로 3년 정도 근무했었었는데, 그때 내 드림카로 점찍어 놓았죠. 

당시 한국의 수입차 값이 매우 비쌌었던 터라 구입은 하지 못했고, 한 8년 정도가 흘러 남의 나라에서 차 주인이 될 수 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것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MK7 7세대 모델이었죠. 


2014년에 브라질에 7세대 골프 1.4 TSI와 2.0 GTI를 론칭했습니다. 


브라질에서 Golf 7세대 런칭은 매우 고무적이었죠. 브라질의 경우 VW가 직접 생산을 해 판매하는 시장인데, 그동안 5세대 모델을 한 10년 넘게 우려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VW가 C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이 핫해지자, 우려 먹던 5세대를 단종시키고, 7세대 골프를 시장에 투입하기로 한겁니다. 


마침 이전 차가 고장이 난 터라 VW 말고 그리고 좌석이 좁은 Golf 말고 편안한 차로 하자는 와이프 말을 무시하고, 온갖 감언이설로 설득한 후 잽싸게 VW 매장으로 가 바로 계약을 했죠. 


왜 TDI가 아닌 1.4 TSI 인가라는 질문을 하신다면, 브라질은 소형 디젤차에 대해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어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습니다. ㅜㅜ 현재 디젤 스캔들로 VW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긴 했어도, VW 하면 TDI 디젤이니까요. 


하지만 참 괜찮은 차였습니다. 실내 편의장비도 브라질에서 판매되는 다른 회사들의 모델들에 비해서면 최첨단(?)이었고 6세대와 달리 싱글 터보였지만 나름 달리기도 괜찮았으며, DSG의 빠른 변속에 치고 나가는 맛도 있었죠. 왜 작은 GTI라 불리는지 알 거 같더군요. 더군다나 연비까지 좋았죠. 보통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를 달리면 80km로 정속 주행했을 때 20km/L가 트립에 기록되어 있었었으니까요. 

2014년 처음 이 차를 탔을 당시, 브라질에는 후방 센서, 카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없었던 차들이 많았습니다. 경쟁차라면 포드 포커스, 쉐보레 크루즈, 현대 i30 등인데, 모두 기본적인 장비만 있어서, 골프의 옵션은 정말 타에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따라서 Park pilot 같은 기능 첨단(?)에 속했었죠.   

그렇게 신나게 타고 다니던 때쯤 한 2년 지나는 시점에서, 차가 망가졌습니다. 

그것도 트랜스 미션이!! 맛이 갔습니다. 

어느 날 퇴근하고 Marginal Tiete라는 자동차 도로를 타고 가는데, 변속이 2단에서 더 이상 되지 안되더군요. 

VW 오너들은 눈치 체셨겠지만, 저도 인터넷으로만 접했던 악명 높은 메카트로닉스 고장이 나에게도 찾아왔습니다. 

 

브라질 유명 자동차 매거진인 <Quatro Rodas>에서는 아얘 특집으로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초반 독일에서 VW가 가지고 온 1.4 TSI 모델의 7단 DSG에 대해, 메카트로닉스 고장이 잦다고요. 한 오너는 차 산지 7개월 만에 DSG 메카트로닉스 고장이 났는데, 수리비로 약 20,000 BRL (한화로 700 만원, 한화로 따졌을 때는 작은 것 같지만, 브라질에서는 VW UP 기본형 한 대 살 수 있는 돈입니다.)을 지불했고, 매거진에서 조사 결과 비슷한 문제를 겪은 오너들이 메카트로닉스 평균 수리비로 15,000 BRL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걸 의식했는지, 지금의 Golf 7 1.4 Tsi는 브라질에서 생산하는데, 미션을 DSG에서 모두 팁트로닉으로 바꿨더군요. 

참고로 메카트로닉스 고장은 일종의 미션을 조정하는 컴퓨터가 고장 나는 거라고 하네요. 듀얼 클러치 미션인 DSG의 경우, 변속 타이밍 등을 메카트로닉스에서 담당하는데 그걸 조정하는 머리가 망가진 거라고 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알고 계신 분들은 덧글 달아주세요.)


아무튼 대로에 차세 울 곳도 애매하고, 브라질은 견인 차부를 경우 운전하시는 분들이 천천히 오시는 경우가 많아, 먼저 집으로 가서 VW에 고장 접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천천히 뒤 운전자들에게 쌍라이트 맞고 욕먹어가면서 집에 겨우 도착해, 가까운 정비소로 입고 시기키 전까지 인터넷 서칭을 좀 해보았죠. 생각보다 비슷한 사례를 겪은 오너 들이 많더구요;;;. 그리고 수리로 인해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어, 소송까지 진행 중인 사람도 봤습니다. 


<Quatro Rodas>는 롱텀 시승을 진행하는데, 진행 방법은 차를 직접 매장에서 구입해 직접 타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분해해 부품 마모 상태 등을 독자들에게 확인시켜 줍니다. 문제가 생겨서 찾아 읽어보니, 역시 DSG 플라이 휠에 문제가 있었고, 롱텀 시승했던 모델은 2만 km를 넘겼을 때 엔진오일까지 먹었다고 하더군요.;;; 매카닉에 입고했지만,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VW Golf 7의 독일 생산 모델에 대한 전체적인 품질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차를 입고 시키니 담당 메카닉이 집에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견적을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참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2만 헤아이스라는데... 2만, 2만, 2만, 2만, 2만, 2만!!!!! 그냥 와이프 말 듣고 무난한 차(일본 혹은 한국 국적의 자동차들) 살 껄. ;;;;; 


그리고 다음 날 매카닉에게 복음을 들었습니다. 

"Revisão을 다 받았으니, 네 수고를 VW Brasil 본사에서 인정했어. 그러니까 공짜로 수리해줄게."

 

브라질에는 한국과 달리 북미와 유사한 After Sales Plan으로 Revisão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의역하면 "정기검진"이라는 제도인데, 새 차량을 구입하면 각 메이커가 운영하는 Opicina(공업사)에서 엔진오일 교환 및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일정 기간 동안 오직 자동차 메이커가 운영하는 공업사에서 점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차를 구입하고도 고객 돈을 어떻게 뜯어갈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이유는 메이커, 차종마다 다른데 보통 VW은 6개월 혹은 10,000km VW가 직영하는 공업사에서 엔진오일 등 점검받는데, 일반 공업사나 Mecanica(카센터)를 이용하는 경우보다 3~4배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자동차 워런티를 잃게 됩니다. VW는 3년, 3년 동안 차 할부금으로 이자도 줘야 하는데, 차 엔진오일 가는 돈까지 메이커에게 가져다줘야 합니다. 그래서 브라질 사람들은 이 Revisão을 받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게 하면 중고차로 팔 때 차값이 감가 되고(Revisão은 Manual이라고 해서 모두 수첩 및 전산망에 기록됨), 차가 망가지면 거액의 수리비를 내야 합니다. 참 대표적으로 브라질에서 눈 뜨고 코 베어가는 짜증 나는 제도이죠. 

정말 그 이야기 듣고 VW Brasil에게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RNE(외국인 거주증) 받았을 때만큼, 기분이 좋았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녀석들, 상식은 있는 녀석들이구나." 


라며 기다리자 약 10일 정도 수리를 마치고 차를 돌려주더군요. 그래도 VW Brasil 서비스는 참 괜찮았습니다. 다른 이상 있는 부분까지 모두 고쳐주고, 차까지 아주 깨끗하게 청소해서 주더군요. 

오전에 차를 찾으러 갔더니, 담당 메카닉이 이따 오후에 올 수 있겠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가보니, 세차에 폴리싱까지 마쳐서 거의 새 차 수준의 외장 형태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게다가 모두 공짜! 브라질에도 고객을 감동시키는 공짜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VW가 알려주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차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안전하게 차를 주차공간에 모시고, 깨끗해진 차 사진도 예쁘게 찍은 다음 바로 팔기 위해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 많은 차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참 잔인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로서는 차를 수리해서 찾기까지 많은 고민들을 해야 했습니다. 


워런티 기간이 약 1년 남았는데, 1년 후 또 망가지면 어쩌나...  


그리고 Golf 이전에 타던 차가 VW Passat 였는데, 역시 동일한 미션 문제가 있어서 팔았습니다. 그때는 2단과 3단 사이에서 미션 충격이 있었는데, 또 트랜스미션이 문제가 생기니 VW에 대해서 더 이상 신뢰를 할 수 없더군요. 


결국 팔기로 마음먹었죠. 그동안 약 5만 km 가까이 운전하면서, 발이 되어준 차인데.. 참 결정을 내리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차가 우리 식구 타기에는 좀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운전하는 맛이 있는 나름 쫀쫀한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차를 3대 구입하고 팔았지만, 차 팔 때마다 영화 <식객>의 주인공이 소를 파는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참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이지만, 그러나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진 출처: 목소리 없는 자의 시끄러운 장례식 <식객>, <워낭소리> 


중고차 매장에 파는 경우도 있지만, 대신 좋은 주인을 찾아주기로 하고 웹사이트에 올려 판매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달 정도가 지난 후에 대략 원하는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와서 판매했죠. 

LATAM에서 P2P(개인과 개인) 혹은 P2C(개인과 기업) 간의 신제품 혹은 중고품 거래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웹사이트가 바로 Mercado Livre입니다. 브라질은 물론 남미 전체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거래는 거의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어쨌거나 판매자는 팔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여기로 올려서 직접 거래하거나 아니면 Mercado Livre의 결제시스템이나 Paypal 등을 이용해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내 Golf 역시 이 사이트와 Mercado Livre와 유사한 "OLX"를 통해서 판매를 시작했었습니다.   


판매하면서, 다음 차로 결정한 모델이 Toyota Prius입니다. 

몇 가지 세재 혜택 등도 있고, Sao Paulo 주정부에서 주는 특혜도 있었죠. 


다음 회에는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From Sao Paulo

                                                                                                   by Neal 


매거진의 이전글 Hello? LATA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